“우리도 내일은 DHL-페덱스”…택배, 세계로 간다

  • 입력 2006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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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택배업체들이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국내 중견기업들의 해외진출이 급증하면서 해외에 신규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데다 국내 택배업계가 포화상태여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현대 한진 대한통운 CJ GLS 등 국내 대형 택배회사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미국과 중국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 영업망을 갖춰 외국인 상대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는 미국과 중국 유럽 등지에 사무소를 두고 한국과 해외 현지를 연결하는 기존 영업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활발한 해외영업망 확장

현대택배는 3일 유럽 물류시장의 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할 독일에 유럽 법인을 설립하고 유럽 전역에서의 종합물류사업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서유럽시장뿐만 아니라 최근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유럽과 중동, 한국을 연결하는 3국 간 물류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0년까지 매출 1억 달러를 달성할 계획.

CJ GLS는 3월 싱가포르 최대 민간 물류업체인 어코드익스프레스홀딩스를 인수했으며 8월에는 10개국 16개 법인을 총괄하는 CJ GLS ASIA를 싱가포르 현지에서 출범시켰다.

특히 100여 개의 외국 제휴업체와 함께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글로벌 물류서비스 제공하기 위한 물류시스템 및 운영기술을 새롭게 개발했다.

한진택배는 지난해 중국 칭다오(靑島)에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미국 덜레스 공항 내에 대한항공 화물터미널 운영업무를 담당하면서 미국 내에 자체 브랜드로 3자 물류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대한통운은 1월 베트남 종합물류 합작법인인 ‘코리아 익스프레스 사이공’을 설립해 현지에서 컨테이너 운송과 물류사업을 벌이고 있다. 3월에는 중국 상하이(上海)에도 현지법인을 세우고 인근 도시에 지점을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대한통운은 올해 미국에 30여 개의 택배취급점을 열었으며 한인계 유통업체인 H마트와 업무제휴를 통해 마트 내에 택배취급점을 설치하기로 했다.

○ 포화상태 국내시장

신세계가 만든 물류회사인 세덱스는 11월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택배시장에서 영업을 시작한다.

동부그룹도 택배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대한통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STX그룹도 택배시장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존 업체 외에도 이처럼 대기업들이 잇달아 택배업 진출을 선언하고 나선 데다 일부 업체의 덤핑으로 택배 평균단가가 3000원 이하로 떨어지는 등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진택배 김철민 과장은 “국내 택배업계는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 숨이 막히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대형 업체들은 해외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사운을 걸고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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