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시대 새 에너지원 개발 붐

  • 입력 2006년 6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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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를 살다 보면 석유 한 방울이 아쉽기 마련이다. 내달부터 대두유나 폐식용유 가공액을 경유에 섞은 ‘바이오디젤’의 시판을 앞두고 자동차용 친환경 에너지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 외에도 수소연료전지, 사탕수수로 만든 에탄올 등 더 멀리 달리고 환경 오염은 적게 유발하는 에너지원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 에너지량 금속 33L=휘발유 50L

미국 테네시 주에 있는 오크리지국립연구소 데이브 비치 박사팀은 2005년 철, 알루미늄, 붕소 등을 자동차 연료로 이용하는 방법을 찾았다. 금속이 연료로 사용된다고 하면 의아하게 생각하기 쉽다. 금속에 불을 붙인다고 휘발유처럼 연소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속 분말은 다르다. 금속이 먼지 크기로 작아지면 산소와의 접촉 면적이 넓어져서 작은 외부 충격에도 폭발을 일으킨다(먼지폭발). 금속 분말로 이뤄진 연료는 같은 양의 휘발유나 디젤보다 열효율이 더 높다.

과학자들은 금속 연료 33L면 휘발유나 디젤 50L로 갈 수 있는 거리를 충분히 달릴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산화탄소, 산화질소 등 공기를 오염시키는 어떠한 물질도 방출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금속 연료는 오래전부터 우주왕복선과 로켓추진식어뢰의 연료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금속이 차량 연료로 사용되려면 로켓 엔진보다 낮은 온도에서 탈 수 있는 조건이 필요했다. 보통 철이 활발하게 타려면 2000도 이상의 열로 뜨겁게 데워줘야 하지만 내부온도가 수백도에 불과한 자동차 엔진에서는 쉽게 연소되지 않는다.

○ 분말 상태로 사용… ‘잿더미’ 문제도 해결

연료가 타고난 뒤 남는 재도 골칫거리다. 타고 남은 재는 ‘처치곤란’이기 때문이다. 나노 기술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철가루를 머리카락 1000분의 1 굵기(50나노미터)로 작게 만들면 250도의 낮은 불씨에도 쉽게 탄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게다가 연소 뒤 남는 재가 거의 없고 산화 환원 과정을 통해 언제든 연료로 다시 만들 수도 있다. 같은 양으로 환산했을 때 알루미늄은 철보다 4배, 붕소는 6배 이상 에너지를 방출한다. 하지만 철은 알루미늄의 15분의 1, 붕소의 6분의 1 가격에 불과하다. 그만큼 저렴한 에너지원이라는 뜻이다.

○ 먹던 초콜릿, 깨진 바가지도 활용

생활의 지혜를 연구에 응용한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영국 브링엄대 라인 매캐스키 박사팀은 초콜릿의 성분인 설탕을 좋아하는 박테리아를 이용해 연료전지를 충전하는 새 기술을 내놨다. ‘에스체리키아 콜리’라고 불리는 ‘설탕킬러’ 박테리아는 당을 섭취하면 내부의 효소와 산이 작용해 수소를 만든다. 아직까지는 작은 선풍기를 충분히 돌릴 만큼의 수소를 생산하는 수준.

매캐스키 박사는 “이들 박테리아는 산화 환원 과정을 통해 반복해서 수소를 생산해낼 수 있다”며 “수소 연료전지 차량의 충전 장치에 적용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에도 미국 켄터키대와 세계적 정유회사인 셰브런 연구팀이 폐플라스틱 용기를 차량용 윤활유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에너지와 연료’ 20일자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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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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