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헌철 SK사장이 말하는 고유가 시대 성장전략

  • 입력 2006년 6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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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석유자원 확보 전쟁이 불붙고 있다. 미래는 누가 에너지를 많이 갖고 있느냐에 따라 국가경제 성패가 갈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얻기 위해 국가 지도자들이 ‘세일즈맨’으로 뛰어다니는 세상에 국내 최대 정유회사 대표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27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사옥 25층에서 신헌철(사진) SK㈜ 사장을 만났다.

신 사장은 사회공헌 얘기를 먼저 꺼냈다.

“신문을 보고 세 번 놀랐습니다.”

미국의 투자가 워런 버핏 씨가 30조 원이 넘는 기부금을 빌 게이츠 재단에 맡기기로 한 내용이다.

“우선 그만한 재산을 자기 생애에 만들었다는 점, 평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점이 대단합디다. 더 놀라운 건 ‘자선사업에선 빌 게이츠가 나보다 잘한다’며 남의 손에 기부금을 맡긴 거죠. 앞으로 100년 안에 이런 일은 없을 겁니다.”

고유가 시대에 SK㈜의 생존 방법을 물었다. “해외로 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국내 석유 수요가 점점 줄고 있습니다. 수요가 감소하는 시장에 뭘 기대하겠습니까. 정유사들이 폭리를 취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국내에선 더 받고 싶어도 못 받습니다. 해외에선 내가 받고 싶은 만큼 받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밖으로 나가는 거죠.”

요즘 SK㈜에서 돈 되는 것도 해외사업 쪽이다.

해외석유개발(E&P) 사업을 보자. 현재 13개국 23개 광구에서 E&P사업을 진행하는 SK㈜는 이 부문에서 지난해 매출 3350억 원에 영업이익 2096억 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63%다.

신 사장은 “회사를 사는 게 아니라 석유가 생산되는 광구를 사는 게 우리 인수합병(M&A)”이라며 “미래에 E&P 사업이 우리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확보한 게 4억 배럴가량인데 2015년에는 10억 배럴까지 확보할 겁니다.”

아스팔트 윤활유 환경촉매(SCR) 사업 등 중국 진출 비즈니스도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우리 매출이 22조 원인데 52%가 수출입니다. 수출액의 4분의 1인 2조5000억 원을 중국에서 벌어들이죠. 아스팔트는 중국 수입시장의 40%를 장악했습니다. 경쟁력만 갖추면 사업 확장이 무궁무진합니다.”

신 사장은 내년 3월 SK㈜ 대표이사 3년 임기가 끝난다. 임기 중 가장 뿌듯했던 일은 인천정유 인수였다고 한다.

“아시아에서 중국 정유회사 시노펙이 하루 정제능력 280만 배럴로 1위고 시노켐이 180만 배럴로 2위입니다. 우리가 111만 배럴로 3위죠. 규모로는 중국 회사들하고 비교가 안 돼요. 하지만 울산뿐 아니라 인천정유에도 고도화 설비를 갖추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효율적인 회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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