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보석]“경영 숨통” 중단된 사업 재개 기대

  • 입력 2006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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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68)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에 대한 법원의 보석 허가 결정이 내려진 28일 현대차그룹은 생기를 되찾는 분위기였다.

두 달 전인 4월 28일 정 회장이 구속 수감된 뒤 내내 무겁던 분위기와는 정반대였다.

고령에 수감생활을 한 데 따른 건강 악화로 석방 후 바로 입원한 정 회장이 당장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긴박한 경영 상황을 감안할 때 가능한 한 빨리 그룹 경영을 직접 챙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 “차질 사업 본궤도 오를 것”

정 회장의 보석 허가 결정이 내려지자 현대차그룹은 차질을 빚어 온 대형 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한 임원은 “그룹 경영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며 반가움을 감추지 않았다.

정 회장이 구속된 뒤 현대차그룹은 국내외 대형 사업을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등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현대차 체코 공장 건설 계약, 기아차 조지아 주 공장 착공식 등이 연기되거나 행사 규모를 줄인 채 진행됐다. 현대제철의 일관(一貫)제철소 건설에 필요한 원료 하역장비, 컨베이어 등의 설비 발주 계약 체결도 지연됐다.

현대차 임직원과 계열사는 물론 해외 딜러들까지 정 회장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보낸 것은 이런 경영 파행에 따른 위기감 때문이었다.

○ 재계, 증시도 ‘환영’

재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몽구 회장에 대한 보석 허가는 현대자동차와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 노사가 합심해 경영에 차질이 오지 않도록 노력을 경주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현대차 그룹이 정상화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고, 대한상공회의소도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법원 결정을 환영했다.

주가도 뛰었다. 전날 종가(7만7900원)보다 2000원 안팎으로 빠진 채 거래되던 현대차 주가는 오후 2시 10분경 7만8900원까지 치솟은 뒤 전날보다 100원(0.13%) 오른 7만8000원에 마감됐다.

현대모비스, 글로비스, 현대오토넷, 카스코 등 대부분의 다른 계열사도 전날보다 떨어진 채 거래되다 갑자기 주가가 뛰었다. 다만 기아자동차와 현대제철은 약세였다.

○ 자율경영 강화할 듯

정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현대차그룹은 조직 개편과 함께 경영 시스템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 회장이 구속되기 직전 기획총괄본부 축소와 윤리위원회 설치 등을 내용으로 하는 조직 개편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기획총괄본부가 계열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자율경영 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 구속으로 미뤄졌던 임원진 인사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이미 약속한 1조 원 사회환원 계획도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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