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1등 아니라니까”…3세대 화상 이동통신시장 논란

  • 입력 2006년 6월 1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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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1등이 아니야.”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화상통화를 할 수 있는 3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SK텔레콤이 ‘1위 기업’인지를 둘러싸고 이동통신업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6일 고속데이터 이동통신 기술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휴대전화 서비스를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제주 등 전국의 주요 25개 시에서 시작했다. 연말까지는 서비스 지역을 84개 시로 늘리고 30만여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직은 시작단계지만 음성통화(2G) 시장에서 화상통화(3G) 시장으로 고객이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 벌써부터 3G시장을 놓고 이동통신회사의 경쟁은 치열하다.

SK텔레콤은 현재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이 50.9%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돼 통신요금을 바꿀 때마다 일일이 정보통신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불법 보조금을 시장에 뿌릴 경우 2, 3등 회사보다 과징금도 더 무겁게 매겨진다.

하지만 3G 시장에선 “더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다”고 이 회사는 주장한다.

이항수 SK텔레콤 상무는 “화상통화 휴대전화 가입자가 아직 1만 명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고 KTF와 동시에 사업권을 땄기 때문에 SK텔레콤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음성통화에서 화상통화로 바꿀 경우 011이나 017 번호는 반드시 010으로 번호이동을 하도록 못 박아 놓은 상태여서 기존의 시장지배력을 행사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

하지만 현재 전기통신사업법에선 음성통화 시장과 화상통화 시장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이동전화 서비스로만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별도의 고시(告示) 개정이 없는 한 SK텔레콤은 화상통화 시장에서도 여전히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될 수밖에 없는 실정.

KTF나 LG텔레콤은 SK텔레콤이 갖고 있는 자금력과 시장점유율 등 2G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감안할 때 3G 시장에서도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강대영 정통부 통신전파방송정책본부장은 “화상통화 시장을 별도 시장으로 볼 것인지를 먼저 판단하고, 3G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어느 쪽이 도움이 되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달 중 시장지배적 사업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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