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이제라도 살까…온스당 700달러 돌파

  • 입력 2006년 5월 1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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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26년 만에 온스(약 31.1g)당 700달러를 넘어섰다.

10일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先物) 가격은 온스당 21.6달러(3.2%) 오른 701.5달러로 장을 마쳤다. 1980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아시아시장에서도 금값은 온스당 702.8달러까지 올랐다.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35% 이상 올랐고 5년 전에 비해서는 250% 급등했다.

○ 진짜 ‘금값’이 된 이유

미국과 이란 간 긴장 등 국제정세 불안이 최근 금값 급등을 불렀다는 게 중론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이란 핵 개발 저지를 위해 국제적 연합전선을 도모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이란 핵문제가 풀릴 조짐을 보이지 않자 투자자들이 다시 귀금속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은 요즘처럼 정정(政情)이 불안할 때는 미국 달러화와 함께 확실한 투자수단으로 꼽힌다.

그러나 미 달러화는 예전과는 달리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2004년 6월부터 계속된 금리 인상 행진이 곧 멈추면 미국의 쌍둥이 적자(경상수지 및 재정수지 적자)가 부각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이미 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국제 투기성 펀드들은 금 등 실물자산을 집중적으로 ‘사재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기세력뿐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도 마찬가지.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미국 달러화 자산을 줄이는 대신 금을 사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것도 상승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했다.

○ 지금이라도 금 투자할까?

금값이 계속 치솟자 국내 투자자들도 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구현수 대리는 “지난달 금 관련 상품에 112억 원이 새로 들어왔다”며 “이는 3월의 27억 원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인이 금에 투자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실물을 사서 보관하고 있다가 값이 오른 후 되파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순도 99.99% 골드바(금괴)를 팔고 있다.

문제는 금 실물을 살 때 관세와 수수료, 부가가치세 등 15.5%의 추가 비용이 든다는 점. 또 갖고 있던 금을 은행에 팔 때도 5%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결국 20.5% 이상 수익을 내지 않으면 손해인 셈.

따라서 전문가들은 실물 대신 금 관련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금 적립’ 상품은 통장에 금을 쌓아두고 만기가 되면 현금으로 지급한다. 외환은행이 팔고 있는 ‘메릴린치 월드골드 펀드’는 세계 유명 금광업체의 주식에 투자하는 간접투자 상품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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