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브릭스 찍고 남아공으로 간다”

  • 입력 2006년 3월 2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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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품회사인 P사(社)는 지난해 여름 최초의 해외 판매법인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 설립했다. 아프리카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것에 처음엔 부담도 많았지만 오히려 이 점을 기회로 삼았다. 최근 남아공에 대한 한국산 자동차 수출이 급증하면서 부품 수요가 덩달아 늘어난 점에도 착안했다. 지난해 P사는 20만 달러(약 2억 원) 상당의 부품을 현지에서 팔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남아공은 국민소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오히려 선진시장보다 시장개척의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 ‘검은 대륙’에서 시장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한다”고 하면 오지에서 황금을 캐 오는 것쯤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최근 몇몇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아프리카가 ‘긴 잠에서 깨어난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아프리카 전체의 국내총생산(GDP) 중 27%를 차지하는 남아공이 중심이다.

이 나라의 2004년 경제성장률은 4.6%로 1984년 이후 최고였다.

이종건 KOTRA 요하네스버그 무역관장은 “남아공은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흑인 계층의 소득 향상 등 성장요인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남아공 정부의 대외 투자유치 노력도 활발하다. 지난해 가을 방한한 아지즈 파하드 남아공 외무차관은 △정치 민주화 △건실한 금융기관 △잘 정비된 법제 등을 근거로 “남아공은 중국보다 더 유리한 투자 조건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남아공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 ‘사인스(SAINs)’ 국가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이어 유망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떠오르는 월드컵시장…위험도 있어

남아공에 대한 국내기업의 관심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으로 더욱 높아졌다.

양국 간 교역 규모는 2002년 10억 달러에서 지난해 24억 달러로 급증했다. 현지법인이나 지사를 설립한 회사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를 포함해 16개에 이른다.

요즘 화두는 단연 2010년 월드컵 마케팅. 남아공은 월드컵과 관련해 경기장 건설 및 도로 통신 등 인프라 확충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달 산업자원부가 현지에서 주최한 수출 로드쇼 때 보안장비, 경기장 전광판, 조명기구 업체 등 국내 12개 중소기업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2, 3개 업체는 바이어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돌아왔다.

그러나 적지 않은 장벽과 불공정 관행은 여전히 우리 기업들이 주의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특히 치안은 세계 최악이라는 평가다.

또 1994년 흑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정부 입찰 참여는 반드시 흑인 기업과의 합작으로 해야 하는 등 외국기업 단독으로 사업을 하는 데 지장이 많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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