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정직한 경영’ 해외기업 사례

윤리 경영의 모범사례인 미국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의 뉴저지 주 뉴브런즈윅 본사 로비. 벽면에 ‘고객에 대한 책임, 직원에 대한 인간적 예우, 사회와 주주에 대한 책임’을 명시한 ‘우리의 신조’가 새겨져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해외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윤리경영은 기업이 어려울 때 더 빛이 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덴마크 완구제조 업체 레고사는 1998년 한창 인기를 끌던 유아용 장난감 ‘딸랑이’에 심각한 안전상의 결함이 발견돼 위기에 봉착한다. 유아들이 딸랑이 부품을 삼키면서 숨이 막히는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사고를 접수한 레고의 경영진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 딸랑이 전 제품에 대한 리콜을 결정했다. 이런 긴박한 조치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정직한 회사’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레고는 이듬해부터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독극물 사건’으로 위기에 처한 존슨앤드존슨이 전국에 깔려 있던 타이레놀을 수거해 폐기한 사례도 경영학석사(MBA) 과정에서 빼놓지 않는 윤리경영의 모범 케이스다. 이 회사는 또 1943년부터 ‘우리 기업의 신조(Our credo)’를 도입해 지역사회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세계적 항공사인 보잉사도 1998년 약 1억8000만 달러(약 1800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도 그해 5130만 달러(513억 원)를 사회공헌 활동에 썼다.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생리상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기업 윤리에 대한 실천적 규범을 마련하고 준수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기업 윤리의 생활화’를 경영자의 첫 번째 실천과제로 못 박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자원 봉사 조직 ‘엘펀(Elfun)’을 세계 각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제지업체인 인터내셔널 페이퍼도 윤리적인 비즈니스 관행에 관한 서약을 공표하고 별도의 담당 부서를 설치했다. 특히 이 회사는 직원들의 내부 고발 시스템인 ‘헬프 라인(Help Line)’을 구축하고 고발 결과를 바로 알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해외 기업들의 윤리경영 사례는 국내 기업들의 단골 벤치마킹 대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최고경영자들은 윤리경영 사례를 배울 만한 외국기업으로 존슨앤드존슨(15%)과 GE(10%), 3M(8%) 등을 꼽았다. 최고경영자의 윤리경영 의지(17%)와 세밀하고 선도적인 기업윤리 실천 프로그램(16%) 등이 배울 만하다는 것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