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株 올라타고 싶은데…재료아닌 기업가치 잡아라

  • 입력 2005년 6월 1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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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 보니 스타가 된’ 종목이 가끔 증시에 나타난다. 어느 날 갑자기 예상치 못했던 ‘재료’ 덕에 침묵을 지키던 주가가 급등하는 것.

이런 종목들은 재료가 있다는 점에서 근거 없이 주가가 오르는 작전 종목과는 성격이 다르다. 주가 그래프(차트)에서도 매수 신호가 뚜렷이 나타나고 매수 세력도 늘어난다.

최근 증시에서 이런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SK텔레콤의 YBM서울음반 인수를 계기로 음원(音源) 관련 종목이 급등하고 있다. 자회사의 ‘냉각캔’ 개발을 재료로 지난주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인 신성디엔케이도 인기스타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매수 신호가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주가가 상당히 오른 뒤이다. 이런 종목을 사고 싶다면 일단 냉정하게 주위 상황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 이건산업 사례

한 차례 주가가 오른 종목은 거품이 꺼지면서 급락하거나 잠시 숨고르기를 하다가 추가로 오르는 움직임을 보인다.

재료 덕분에 급등한 뒤에도 주가가 하락하지 않고 잘 버티다 결국 추가 랠리를 보인 대표적 종목으로는 이건산업이 꼽힌다.

지난해 4월 합판 제조업체인 이건산업의 주가는 8일 만에 76%나 폭등한 적이 있다. 회사가 직접 조성한 남태평양 솔로몬 군도 조림지에서 원목을 들여오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는 것이 주가 급등의 재료였다.

이건산업이 남태평양에서 원목을 들여온 것은 이보다 훨씬 전에 시작된 일이다. 이 사실은 업계에도 널리 알려져 있었다. 다만 한 TV 프로그램에 이런 내용이 방송되면서 뒤늦게 투기세력이 주식 매수에 가세했고 이후 주가가 폭등한 것.

하지만 터무니없는 재료로 오른 이건산업 주가는 의외로 잠시 조정을 거친 뒤 2, 3차례 추가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회사는 애초 주가가 자산가치나 순이익에 비해 워낙 저평가됐고 인기도 없어 거래량이 적었다. 이 때문에 한 번 오른 주가는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됐고 이후 거래량이 늘면서 주가가 기업 가치에 수렴한 것이다.

○ ‘급등주 추격 전략’ 투자 포인트

한 차례 주가가 급등했더라도 그것이 저평가 상태를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면 ‘따라 타기 전략’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지난해 초 돌풍을 일으켰던 성신양회, 현대시멘트 등 시멘트 업종 주식이나 올해 초 증시의 주요 테마였던 디피아이 등 자산주들도 저평가 상태를 해소하면서 2, 3차례 추가 상승을 보였던 종목들.

따라서 급등주 추격 매수는 재료의 성격보다는 그 기업이 주가가 오를 만한 가치가 있느냐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최근 급등한 음원 관련 종목이나 냉각캔 개발을 재료로 오른 종목을 추격 매수하는 것은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기업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졌기 때문.

특히 냉각캔을 재료로 주가가 오른 신성디엔케이는 지난주까지 연속 상한가를 보이다가 이번 주 들어 이틀 연속 하한가로 내려앉아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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