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와 제휴 붐=뮤직시티와 도레미미디어의 제휴는 양사의 이해가 맞았기 때문. 뮤직시티는 ‘배경음악’이라는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음악이라는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했고 도레미미디어는 새로운 유통 채널이 필요했다.
2002년 미국의 대표적 개인 간 파일공유(P2P) 사이트인 냅스터가 문을 닫기까지 온라인업체와 오프라인 음악업계는 팽팽한 대립을 거듭해 왔다. 디지털 기술의 대두에 오프라인 음반업계는 소송으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시대를 거스를 수는 없다는 판단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불을 댕긴 건 2001년 10월 등장한 애플의 뮤직 플레이어 ‘아이포드’.
아이포드는 아이튠즈라는 온라인 음악숍에서 돈을 내고 구입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곡당 0.99달러에 음악을 내려받으면 다시 복제할 수 없게 했다. 아이포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수익을 나눠 갖게 되면서 거의 모든 음반업체가 아이튠즈에 음악을 공급하고 있다.
휴대전화 단말기 업체와 음반업체의 제휴도 활발하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7월 애플과 손을 잡았다. 조만간 아이튠즈 기능이 포함된 휴대전화를 내놓을 예정이다. ▽음악 듣기, 어떻게 바뀔까=CD에는 12곡 정도가 들어있다. 이 가운데 히트하는 것은 한두 곡에 그친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이 같은 전통적인 음악 소비 행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애플의 아이포드만 해도 하드디스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천 곡의 음악을 하나의 기기에 담을 수 있다. 몇 백 장의 CD를 들고 다니는 것과 같다.
음악을 소유하지 않고 임대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인터넷에서 ‘1개월에 얼마’ 하는 식으로 이용료를 내고 듣는 방식이다. 미국의 랩소디나 록시오 같은 회사가 대표적이다. 아직은 스트리밍 기술에 문제가 있어 음질이 다소 떨어지는 게 흠.
이동통신 3세대 서비스가 시작되면 휴대전화는 휴대용 주크박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AT 커니의 애널리스트 마틴 파벨 씨는 “2006년이면 휴대전화 다운로드 시장이 전체 음악 매출의 20∼3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국내 사정은?=국내에서도 미국처럼 음악을 내려받아 플레이어로 듣거나 인터넷에서 직접 듣는 등 대부분의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규격이 달라 불편을 겪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동통신서비스 업체인 A사의 음악사이트에 돈을 내고 음악을 내려받으면 휴대전화나 B사의 MP3플레이어에서만 재생되는 식이다.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 음반사가 제각각 서로 자신의 규격을 고집하고 있다.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인 삼성블루텍의 김대현 과장은 “한국은 기술 개발과 수용 속도가 워낙 빨라 해외에 비해 훨씬 앞서나가는 측면도 있다”며 “한 가지 표준이 확립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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