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저소득층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주택 구입용 대출을 늘려 저소득층 주택 관련 대출의 부실화 위험이 커지고 있다.
국민은행이 10월 10~22일 전국 19개 도시 3445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해 6일 발표한 '2004년 주택금융 수요실태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결과 가구당 평균 자산은 9066만원으로 1년 전 조사 때 8419만원에서 7.7% 증가한 반면 평균 부채는 5148만원에서 6072만원으로 17.9% 늘었다.
현재 부채규모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55.6%가 '약간 걱정된다'(31.6%) 또는 '많이 걱정된다'(24%)고 응답했다. 내년 가계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올해와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이라는 대답이 81.5%에 이르렀다.
조사를 담당한 국민은행연구소 김정인 연구위원은 "가계 빚 부담이 늘어 내년중 민간소비의 본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편 월 소득 15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이 집을 사면서 끌어 쓴 빚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가구의 연 소득 대비 대출금 비율은 지난해(1.67배)보다 낮은 1.55배였지만 전체의 7.6%인 저소득층의 경우 4.84배로 지난해(3.71%)보다 크게 높아졌다.
월 소득 대비 월 상환액 비율은 평균 16%로 지난해(14.9%)보다 소폭 높아졌으나 저소득층은 29.7%에서 40.4%로 급등했다.
김 연구위원은 "올해 '다가구주택 경매대란'으로 나타난 저소득층 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 위험이 내년에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결혼 후 내 집 마련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6.8년으로 1년 전 조사 때(6.7년)보다 조금 길어졌다. 특히 서울은 6.5년에서 6.9년으로 길어졌다.
재산증식 수단으로는 올해도 부동산(44.6%)이 가장 선호됐으나 지난해(59.3%)보다 선호도가 낮아졌다. 반면 은행예금은 41.8%가 꼽아 지난해(25.1%)보다 인기가 높아졌다. 이어 △보험사 저축보험 3.8% △제2금융권 상품 2.8% △간접투자상품 2.7% △주식 2% 순이었다.
1년 후 주택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하락(31.6%)이 상승(20.6%)보다 우세했으며 45.8%는 보합으로 예상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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