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투자전문회사 시대]‘토종자본’ 참가 M&A시장 활력

  • 입력 2004년 12월 5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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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사모투자전문회사(PEF) 시대’가 열렸다.

PEF의 설립과 출자한도 등을 담고 있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 시행령이 6일부터 시행된다.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국내 금융회사 10여 곳은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 자본이 독점하고 있는 국내 기업구조조정 시장에 ‘토종자본’이 진출하면 인수합병(M&A) 시장은 물론 증시에도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PEF 1호는 어디?=우리금융지주는 이달 말까지 PEF를 설립한다는 목표 아래 기관투자가들에게서 자금을 모으고 있다. 일단 우리은행이 1000억 원을 투자하고 외국계 기관투자가에게서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자회사인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중소기업 고객을 활용해 PEF를 설립할 방침이다. 자본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2000억∼3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내년 1월 말 3000억 원 규모의 PEF를 설립할 계획이다.

제2금융권에서는 KTB자산운용과 맵스자산운용(미래에셋증권 계열사), 칸서스자산운용 등이 올해 안에 PEF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은행 사모펀드팀 이인영(李仁英) 부장은 “금융감독원이 13일부터 등록 신청을 받을 예정이어서 심사기간을 감안하면 이달 말경 첫 PEF가 탄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활발한 M&A로 증시 활력 기대=PEF가 활성화하면 증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체로 PEF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업의 경영권을 획득한 뒤 주가를 높여 되판다. 따라서 PEF의 타깃이 된 회사는 그 자체만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적고 최대주주 지분이 낮으며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기업이 PEF의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지주, 대우인터내셔날, 대우조선해양,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민영화 예정 기업도 대상으로 거론된다.

대우증권 홍성국(洪性國) 투자분석부장은 “민영화 예정 기업들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대체로 기업가치가 높아졌다”면서 “PEF 도입으로 국내 증시에도 M&A 테마주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모투자전문회사(PEF) 추진 현황
업종금융회사목표 모집금액진행 사항
은행권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이 1000억 원 투자기관 투자가로부터 추가 모집올해 안에 설립 예정
신한금융지주미정올 6월부터 업무 개발팀 구성해 준비
산업은행3000억 원 이상내년 1월 말 설립 목표
국민 하나 기업은행미정담당 팀을 두고 검토 단계
제2금융권KTB자산운용대기업용 PEF 3000억 원, 중견기업용 PEF 200억∼300억 원이미 투자 대상 기업 선정
맵스자산운용2000억 원올해 안에 설립 예정
칸서스자산운용5000억 원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 참여 예정
대우증권1000억∼2000억 원소규모 펀드부터 구성
교보증권1억5000만 달러홍콩 FE그룹과 역외 펀드 조성
자료:각 금융회사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사모투자전문회사:

제한된 투자자에게서 돈을 모아 특정 기업의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한 후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수익을 내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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