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의 중요한 축인 재건축시장의 위축은 경기침체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재건축 및 재개발 수주액은 8월 12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2조73억원에 비해 1조8838억원(93.8%)이 줄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8월 전체 건설수주 감소액 2조6868억원의 70.1%를 차지하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재건축과 재개발을 합친 수주액은 16조8496억원(재건축 12조3226억원+재개발 4조5270억원)으로 주택 건설 수주액(43조1950억원)의 39.0%, 전체 건설수주액(83조720억원)의 20.3%를 차지했다.
재건축 및 재개발 수주는 올해 들어 8월까지 3조9393억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조8851억원에 비해 69.4%나 급감했다.
이처럼 재건축 수주가 급감한 것은 지난해 재건축이 집값폭등의 주범으로 꼽히면서 용적률 증가분 25%의 임대아파트 건설방안 추진, 소형주택 건설 의무화, 후분양제 시행 등 재건축에 대한 메가톤급 규제조치가 한꺼번에 쏟아졌기 때문.
이에 따라 개포주공, 고덕주공, 반포주공 등 서울의 주요 재건축 추진 아파트는 최근 1년 새 20∼30% 가격이 떨어졌다. 개포주공 1∼4단지 13평형은 1년 새 6억원대에서 4억원선으로 하락했다.
건설산업연구원 백성준 부연구위원은 “부동산 규제 정책은 부동산 가격 폭등을 막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과도한 정책이 추진될 경우 실수요자와 건설업체 모두를 위축시켜 부동산 경기 경착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건설사의 수주담당 임원은 “강도 높은 규제가 이미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정기 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돼 내년부터 임대아파트 건설 의무화 방안 등을 담고 있는 개발이익 환수제가 실제로 시행된다면 재건축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서울 등 거대도시의 경우 택지가 고갈돼 재건축 이외에는 새 아파트를 공급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가 재건축 수주를 아예 포기하고 있어 내년부터 공사물량과 건설투자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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