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소세 폐지]50인치 프로젝션TV 390만원→364만원

  • 입력 2004년 9월 1일 18시 51분


정부와 여당이 1일 특별소비세 폐지 방침을 내놓음에 따라 가전제품과 골프채 등 고가(高價) 생활용품 가격이 일제히 떨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특소세는 제품 원가에 붙는 세금인 데다 제조회사별로 별도의 마진을 책정하고 있기 때문에 세율 인하 폭만큼 소비자가격이 낮아지지는 않는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또 상대적으로 비싼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등은 특소세율이 1%에 지나지 않아 세금을 폐지한다고 해도 실제 가격 하락폭은 크지 않다.

▽가격 얼마나 떨어지나=가전제품 가운데 특소세 폐지 대상인 프로젝션TV와 PDP TV, 에어컨의 현행 특소세율은 탄력세율을 반영했을 때 각각 8%와 0.8%, 11.2%. 특소세와 함께 매겨지는 교육세와 설치비 등을 고려하면 실제 소비자 구입 가격은 프로젝션TV가 7.0%, PDP TV는 1.0%, 에어컨은 11% 정도 낮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50인치를 기준으로 현재 390만원인 일반 프로젝션TV는 26만원 낮춘 364만원, 1150만원인 PDP TV는 12만원 내린 1138만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에어컨은 15평형 스탠드형이 157만원에서 139만원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별소비세 폐지 품목(단위:%)
품목세율(특소세)
프로젝션TV10.4(8)
PDP TV1.0(0.8)
에어컨난방온풍기14.6(11.2)
슬롯머신오락용 사행기구골프용품수렵용 총포류19.6(14)
모터보트, 요트수상스키행글라이더18.2(14)
영사기, 촬영기18.2(14)
보석, 귀금속고급사진기고급시계고급융단18.2(14)
고급모피, 고급가구19.6(14)
녹용, 로열젤리6.4(4.9)
향수류6.9(4.9)
세율은 특소세에 붙는 교육세 농특세 등 부가세를 포함한 것이고, ()는 원래 특소세율. 보석 귀금속 사진기 시계 융단 모피는 200만원 이상. 가구는 개당 500만원 또는 세트 가구는 800만원 이상 제품. (자료:재정경제부)

LG전자는 62인치 DLP프로젝션TV가 680만원에서 620만원으로, 60인치 PDP TV는 1350만원에서 1336만원으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에어컨은 15평형 스탠드 모델이 197만원에서 175만원으로 내릴 전망.

유통업체들은 특소세 폐지 방침이 결정되자 미리 가격을 깎아 제품을 팔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일부터 수도권 전 점포 가전매장에서 PDP TV와 프로젝션TV 일부 품목을 특소세가 폐지된 가격에 판매한다. 이에 따라 PDP TV는 품목별로 5만∼20만원, 프로젝션TV는 15만∼30만원 할인된다.

현대백화점도 LG전자 삼성전자 등 국내 브랜드의 PDP TV, 프로젝션TV, 에어컨 등 3개 품목을 특소세만큼 할인한 가격에 팔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도 5일까지 매장에 전시됐던 가전제품을 10% 싸게 팔고 있어 삼성 프로젝션TV 43인치를 219만원에, LG 프로젝션TV 52인치는 390만원에 살 수 있다.

▽일부 업체 “가격 책정 고민”=수입품 비중이 높은 골프용품이나 귀금속, 고급 모피 업체들은 가격을 얼마나 낮춰야 할지 결정을 못하고 있는 상태. 골프용품의 경우 공식적인 소비자가격보다 실제 거래가가 낮은 데다 유통 마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가격 책정을 못하고 있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원가의 19.6%인 특소세를 폐지해도 실제 소비자가격 하락률은 10%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캘러웨이는 빅버사 드라이버를 55만원에서 49만원 정도로, 브리지스톤은 V300 아이언세트를 220만원에서 198만원 선으로 책정하되 업계 동향을 봐 가며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왕 특소세 폐지가 확정된 만큼 적용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소비자들이 세금이 폐지될 때까지 제품 구입을 늦춰 ‘판매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폐지를 기다리는 수요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폐지가 빨리 결정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