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 생산 中企 취약 탓…LG경제연구원 양극화 분석

  • 입력 2004년 7월 8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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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은 수출과 내수가 따로 노는 경기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핵심부품 및 소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연구위원과 박래정 연구위원은 8일 ‘수출과 내수의 끊어진 고리를 이어라’는 보고서를 통해 “수출 부문에 투입되는 부품 및 소재의 해외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수출 부문만 나홀로 호황을 누릴 뿐 내수 산업 부문에 부가가치가 흘러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부문이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 무선통신기기는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9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지만 핵심부품인 모뎀 칩을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배터리 등 나머지 부품도 30∼4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방송수신기 등 정보기술(IT)산업의 중심이 PC에서 멀티미디어기기로 옮겨지면서 이런 추세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수출을 통해 애써 벌어들인 돈이 핵심부품이나 소재를 수입하면서 다시 해외로 나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

반면 일본은 디지털 경기의 활황이 내수의 활성화로 그대로 연결되고 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부품 및 소재 관련 중소기업이 일본 내에 많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액정표시장치(LCD)TV를 생산하는 일본 샤프에 컬러 필터, 편광판, 유리기판, 백라이트 등의 부품과 각종 제조 장치를 공급하는 기계업종 업체가 모두 일본기업”이라며 “이런 산업구조 때문에 일본은 수출의 활황이 내수의 활성화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이들 일본 중소기업은 또 한국과 대만의 전자업체들에 각종 부품과 기계를 판매해서 외화도 벌어들이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이 이런 산업구조를 갖게 된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계열관계를 기초로 해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돕고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정책이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한국도 핵심부품 및 소재의 국산화로 수출의 부가가치 창출효과를 높여야 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과감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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