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전자업계 “FTA발판 중남미 총공세”

  • 입력 2004년 2월 17일 1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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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통과되자 자동차 전자업종 등의 국내 주요 기업이 중남미시장 수출 전략을 재점검하며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 업체는 무관세 혜택을 활용하면서 과거 시장 점유율을 회복한 뒤 여세를 몰아 시장 1위 제품을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또 칠레를 중남미시장의 교두보로 삼아 인근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영업 전략도 마련 중이다.

▼전자업계

“칠레 현지에서 불필요하게 떠안았던 ‘10%의 가격인상 불이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며 수출 확대에 박차를 가할 움직임이다. 가장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은 휴대전화. TV 등 다른 가전제품은 브라질이나 멕시코 등 인근 지역에서 수출되는 것이 많기 때문.

작년 하반기 현지 지사를 법인으로 승격시켜 FTA에 대비해온 LG전자는 이번에 한-칠레 FTA가 발효되면 가전제품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백화점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칠레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지난해 6600만달러에 이른 칠레 법인 매출을 올해는 20% 더 늘릴 계획.

삼성전자도 휴대전화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올해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과 유럽방식(GSM) 단말기 중 CDMA 방식에 주력해 휴대전화 출하량을 작년 20만대에서 30%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회사는 작년 초 칠레 현지 지사를 법인으로 승격시켰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이달 초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판매법인을 신설하고 세탁기와 냉장고 TV 외에 에어컨과 청소기, 전자레인지 등으로 판매 품목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자동차업계

현대자동차측은 “관세를 물지 않는 경쟁 차종과의 가격 차이를 각종 인센티브로 보상해왔다”며 “관세가 없어지면 5% 정도 가격을 내릴 여력이 있지만 아직 가격을 내릴지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크다.

현대차는 칠레에 대한 수출물량이 2001년 1만4401대에서 2002년 7653대로 급감하자 지난해 인센티브제도를 도입, 판매대수를 1만1614대로 끌어올린 데 이어 올해 수출물량을 작년보다 10∼15% 신장시킨다는 목표다.

기아차는 올해 칠레 시장 수출목표를 작년보다 10% 이상 늘어난 7800대로 정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칠레에 대한 한국의 자동차 수출 실적은 6%의 관세 때문에 경쟁국에 시장을 빼앗겨 점유율이 2000년 25.9%에서 2003년 18.8%로 떨어졌다.

자동차업계는 또 중남미 인근 지역으로의 진출 확대도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측은 17일 주멕시코 한국 대사를 만난 데 이어 다음주 주한(駐韓) 멕시코 대사를 만나 현지 투자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기타

LG상사는 중남미 수출확대를 위해 비철금속 및 철강 정보기술 제품을 중심으로 전략시장을 선정하고 마케팅 역량을 재배치하고 있다.

조선 중공업 업계는 선박 수출이 무관세이지만 FTA가 발효되면 양국의 우호관계 증진으로 수주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놓일 것으로 예상했다.

구자경 KOTRA 산티아고 무역관장은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는 건설 중장비 및 엘리베이터의 대(對)칠레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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