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가파른 상승세…경기회복 대비 회사채 급증

  • 입력 2003년 11월 6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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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며 10월 초 금리 수준에 가까워졌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오르고 채권 값은 떨어지고 있는 것.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지만 금리가 상승하면서 카드채의 유동성에 좋지 않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가파른 금리상승 추세=6일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금리)은 전날보다 0.01%포인트 내린 연 4.68%를 나타냈다. 수익률은 8월 1일 4.75%까지 올랐다가 내려 10월 2일 3.98%까지 떨어진 뒤 오름세다.

신용등급이 AA-인 만기 3년 회사채 금리도 6일 연 5.48%를 나타내며 8월 1일의 연 6.01%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채권 금리가 오르는 것은 무엇보다 미국 경기 회복과 중국 경제성장 지속에 따라 한국 경기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금리의 추가 상승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하지만 굿모닝신한증권 김일구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투자와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이어서 금리가 마냥 오를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채권 공급이 늘어난다=금리 상승에는 채권 유통 물량 증가도 한몫을 하고 있다. 정부가 이달 월별 발행물량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6조1300억원의 국채발행계획을 발표한 데다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10월 중 국채발행량은 전 달보다 9% 늘었다. 국고채는 월별 사상 최고치인 4조8200억원어치가 시장에 나왔다. 3년물 1조8000억원, 5년물 2조원, 10년물이 1조200억원어치다.

우량회사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 규모는 전 달보다 114% 늘었다. 증권업협회는 “경기 회복이후의 투자자금을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마련하려는 수요 등이 몰려 우량기업들이 10월 한 달 동안 2조4454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카드채 유동성 다시 위기=카드채 금리는 오르는데 일부 우량 단기채를 제외하고는 거래가 여전히 잘 되지 않고 있다.

카드채를 발행할 때 적용되는 월평균 표면금리는 3월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 직후 7%대로 올라서 6월에는 7.65%까지 급등했다. 이후 완만한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9월 6.35%였던 발행금리가 지난달에는 6.47%로 올랐다.

1년 만기 삼성카드채(AA-) 유통금리는 9월 5.1%대까지 떨어졌으나 5일에는 6.12%까지 올랐다. LG카드(AA-)도 7.0%대에서 9.92%까지 올랐다.

신동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드회사 주가도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투자자들이 카드회사들의 높은 연체율 등 나쁜 경영상태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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