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부회장 김쌍수 "똑똑이보다 우직한 사람 더 필요"

  • 입력 2003년 10월 28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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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최고경영자 김쌍수 부회장. 사진제공 LG전자
LG전자 최고경영자 김쌍수 부회장. 사진제공 LG전자
“2010년까지 세계 3위 기업이 되려면 똑똑한 사람보다 우직한 사람이 더 필요하다.”

1969년 1월 공채 1기로 입사해 34년 9개월 만에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LG전자 대표이사 김쌍수(金雙秀) 부회장은 28일 LG전자 여의도 본사에서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인재상을 밝혔다.

부장 승진때 까지는 입사동기중 ‘중간’ 밖에 못했다는 김 부회장은 “‘강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똑똑한 사람(Best People)보다는 일에 대한 열정이 높은 ‘적임자(Right People)형 인재’가 절실하다”며 이런 인재를 적극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적임자형 인재에 대해 김 부회장은 “현지 근무 조건이나 환경을 탓하지 않고 현지인과 살을 부딪쳐 가며 우직하게 일하는 주재원들이 바로 LG전자가 바라는 적임자형 인재”라고 말했다. 일례로 이란과 케냐에서 근무하는 주재원들의 열정적인 근무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손익 계산에 빠른 요즘 젊은이들을 의식한 듯 “잔꾀를 부리기보다는 자신의 일에서 즐거움을 찾고 혁신을 추구하는 직장인이 성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혁신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사람. 가전을 담당하며 창원의 가전공장에 ‘혁신학교’를 만들었으며 나중에 정보통신과 디스플레이 사업부 간부들도 ‘혁신학교’에 다니도록 했다. 또 혁신운동 프로그램인 ‘6시그마 운동’을 도입해 혁신 활동의 선구자로도 불렸다.

그는 현장을 중시하는 임원으로도 유명하다. 이 때문에 34년여를 줄곧 부산 창원 공장에서 지내다가 최고경영자에 오른 10월에야 서울 여의도로 이사했을 정도.

1989년 노사분규로 100일간 공장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 때 현장 직원들의 마음을 헤아려 ‘사무직원들은 매일 아침 현장 직원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자’는 운동을 전개한 것도 그였다. 이 작은 운동이 노사 안정의 시초가 됐다는 것은 노조도 어느 정도 인정한다.

그는 LG전자의 전략에 대해 “큰 변화는 없다”고 말하고 “정보통신과 디스플레이, 가전 분야를 주력으로 삼아 향후 홈네트워크 분야와 디지털TV, 텔레매틱스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전망에 대해서는 “미국 경기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수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며 “올해 매출은 당초 계획인 18조3000억원보다 조금 늘어난 19조6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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