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대책 이후 아파트시장]"당분간 약세…내년 상반기 오를듯"

  • 입력 2003년 9월 16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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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지역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들을 겨냥한 ‘9·5대책’이 부동산 시장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앞으로 상당 기간의 부동산 시장 흐름은 이번 대책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에 달려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중론이다. 아울러 전반적인 경기 회복이 언제쯤 가시화되느냐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기상도는 달라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12명에게 내년 상반기까지의 부동산시장 전망을 물어본 결과 대다수는 길게 보면 아파트 시장의 상대적인 강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체로 큰 흐름이 잡힐 때까지는 틈새 상품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었다.》

▽아파트 매매가=‘올해 약세, 내년 상반기 강세’로 예상됐다. 9·5대책의 영향으로 올 연말까지는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조정은 일시적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이런 전망은 △부동자금이 워낙 풍부한 데다 △마땅한 대체 투자처가 드물고 △정부 대책의 일관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크다는 진단에 근거해 있다.

주거환경연구원 김우진 원장은 “부동자금이 복병으로 남아 있어 올 연말까지 가격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회복 기대가 살아나면서 자금이 다시 아파트 시장으로 흘러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이번 조치로 중대형 평형 공급 부족 해소가 미뤄지면서 중대형 기존 아파트를 중심으로 반등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신도시 개발에는 시일이 많이 걸려 당장 아파트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자금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5%가량의 급반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리얼티소프트 송양민 사장은 “‘선거가 닥치면 활성화 대책이 나올지 모른다’는 식의 정책 일관성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어 아파트 매매가는 하방 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9·5대책에 따른 공황심리가 가라앉으면 강남권 아파트의 상대적 강세가 재현될 것으로 점치는 이도 있었다.

닥터아파트 오윤섭 대표이사는 “9·5대책 발표 이후 사업 승인을 받아놓은 재건축 단지의 매매가는 2% 남짓 올랐다”면서 “수혜 단지의 가격 상승 폭이 피해 단지의 가격 하락을 상쇄하면서 탄탄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파트 전세금=내년 상반기까지 현재의 안정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내외주건 김신조 실장은 “지난해 급증한 다세대 및 다가구 공급물량이 내년 상반기까지 소진되지 않을 것”이라며 “매매가와 전세금의 동조화도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내년에는 모기지 제도(집값의 30%만으로 내집 마련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 도입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전세 수요가 대거 매매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전세 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이외 상품=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오피스텔이 고전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주상복합은 분양권 전매 제한으로 규모별 차별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상가의 인기 회복을 점치는 전문가도 더러 있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전반적인 침체 속에 상가가 경기회복 기대에 힘입어 가장 먼저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연구실장은 “상가는 본래 투자 리스크가 큰 상품이나 재건축 아파트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안정수익 상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영진 사장은 주5일 근무제 도입의 영향으로 택지개발지구와 개발제한구역 해제 지역의 토지와 펜션 용지 등이 부상할 것으로 관측했다.

▽내가 투자자라면=일부 틈새 상품을 제외하고는 현 시점에서 최적의 투자대안을 찾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유니에셋 오석건 부사장은 “근린상가나 단지내 상가에 선별투자하면 연간 15% 이상의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 이상영 사장은 투자 손실 위험이 적고 상품이 다양해지고 있는 리츠 등 간접투자 상품을 추천했다.

솔렉스플래닝 장용성 사장은 “자금 여유가 있으면 개발 수혜가 큰 토지와 분양 아파트, 소액 단기 투자자라면 주상복합 분양권에 투자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이철용기자 lcy@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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