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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18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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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적이 발표된 18일 종합주가지수는 14일보다 3.09포인트 오른 730.10으로 마감해 올 들어 가장 높아 주식시장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와 기업공시, 입소문 등을 통해 올 상반기 실적이 이미 알려지면서 해당 종목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시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상반기 성적표는 하반기 실적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지를 알려주는 나침반”이라며 “상반기 실적이 좋은 업종은 하반기에도 약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종목·업종별 차별화에 대비하라=상반기 경영환경이 크게 나빠진 가운데도 ‘나홀로’ 독주하는 업종들이 많아졌다.
철강 금속업종은 철강 단가 인상 등 영업여건이 좋아지면서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73%나 늘어났다. 운수장비 기계 통신 건설업 등 주로 전통산업의 선전(善戰)이 눈에 띄었다.
반면 서비스업 섬유의복 유통 금융업 등 내수 관련업종은 내수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이 같은 업종별 명암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현재 종합주가지수가 700대이지만 이미 과거 900대 때의 최고가(最高價)를 경신한 종목도 적지 않다. 종목별 차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런 기조는 하반기 장세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굿모닝신한증권 홍성태 투자분석부장은 “대형주 실적이 중소형주보다 월등히 좋았으며 이것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대형주의 주가상승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싸다고 덥석 집는 것(중소형주)보다 다소 비싸더라도 실적이 좋은 주식(대형주)을 고르라는 조언이다.
▽수출주를 잡아라=증시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는 기업들의 실적이 다소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경기의 회복 기대감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상반기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도 이런 기대감이 미리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장인환 KTB자산운용사장은 “하반기 지수상승을 이끌 중심주는 수출 관련주이며 이 중에서도 정보기술(IT)관련 수출주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내수 관련주는 당분간 기대난망=그렇지만 하반기에도 내수 회복에 크게 기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소비침체와 고용악화가 여전히 내수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음식료 유통 홈쇼핑 관련주의 주가는 상승장에서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대표적인 내수관련주인 금융주에 ‘손대기’는 아직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금융주는 올 상반기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와 카드채 부실문제로 대손충당금 적립이 크게 늘어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장인환 사장은 “금융주엔 하반기 내수 회복이 관건인데 그게 쉽지 않다”며 “금융주에 관한 한 주변 여건의 호전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시장 장악력’이 있다면 다르다=대표적인 내수관련주인 신세계는 상반기 소비둔화에도 불구하고 유통분야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진 데 힘입어 주가가 이라크전 당시의 ‘바닥’에 비해 거의 2배 가까이로 올랐다.
태평양 농심 등 독점적인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보여준 회사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조익재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먼저 업종의 영업환경이 어떤지를 본 뒤 비록 열악한 경영환경이라고 하더라도 나름대로 경쟁력(시장지위)을 확보한 기업이라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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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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