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3 대책' 이후 투자 전략]<上>재건축 아파트

  • 입력 2003년 5월 25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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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3 주택가격 안정대책’으로 부동산시장의 투자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특히 재건축의 경우 경제적 타당성에 상관없이 추진됐던 사업지 가운데 상당수가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대책으로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재건축-주상복합-조합아파트’의 투자환경과 이에 따른 투자전략을 3회에 걸쳐 정리한다.》

‘옥석(玉石)이 가려지면서 투자안전성은 높아지나 수익률은 떨어질 듯.’

전문가들은 정부가 ‘5·23 주택가격 안정대책’에서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에서 추진되는 재건축아파트에 대해 공사를 80% 이상 진행한 뒤에 일반분양에 나서도록 한 조치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이번 조치로 개발이익을 기대한 입주자들이 아파트의 안전도와 무관하게 마구잡이로 추진했던 아파트재건축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

이는 재건축시장에서 옥석이 가려지고 일단 재건축이 확정돼 추진된다면 투자자가 믿고 투자해도 좋다는 의미가 된다. 다만 물량이 일시적으로 크게 줄면서 가격이 오르고 투자수익률은 떨어지는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투자자라면 재건축아파트 투자에 보다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재건축아파트, 사실상 준공 후 분양=80%에 해당되는 공정은 전체 층에 대한 골조 세우기와 벽돌쌓기, 미장 타일 단열 난방 등이 모두 끝난 상태다. 따라서 사실상 아파트를 다 지은 뒤 분양하라는 의미다. 실제로 아파트단지를 짓는 데 대략 2년 6개월∼3년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80%가 끝나면 3∼6개월 뒤면 입주할 수 있다.

여기에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도 7월1일부터는 강화돼 △예비 안전진단 평가항목이 객관화되고 △의결방식도 전원합의제로 이뤄지며 △광역단체장의 사전 평가 결과를 기초 단체장은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

▽재건축 옥석 가려진다=‘5·23 대책’의 영향으로 재건축대상 아파트 가운데 입지여건이 나쁘거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은 재건축을 포기하는 곳이 늘어날 전망이다.

사업 초기부터 공사 착수 후 2년 이상 투입될 사업비를 조달할 능력을 갖춘 재건축 조합이나 건설회사가 거의 없기 때문.

SK건설의 장태일 상무는 “사실상 ‘준공 후 분양’으로 가면 공사비 확보가 관건이다”며 “결국 시공회사가 자금조달을 책임져야 하는데 확실한 사업수익이 기대되지 않는 곳이라면 재건축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이미 안전진단을 통과했거나 사업승인을 받은 재건축아파트는 ‘블루칩’이 아니라 ‘골드칩’으로 대접받을 게 확실시된다.

작년 이후 서울 동시분양에서 공급된 아파트 1만7744가구 가운데 재건축아파트는 1만2947가구로 무려 73%에 달했다.

따라서 이번 대책의 여파로 재건축이 위축되면 서울지역의 아파트공급량은 크게 줄어들고 집값 상승의 악재(惡材)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수급 불균형만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투자 전략=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라면 ‘무조건 사놓고 보자’ 식의 투자는 피해야 한다. 일반 분양을 통해 사업비를 조달할 수 없기 때문에 조합의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재개발·재건축 정보회사인 ‘미리주닷컴’의 김종수 부장은 “입지조건이 나쁘거나 규모가 작은 단지, 안전진단 통과가 불확실하거나 논란이 많은 곳 등은 피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차지완기자 cha@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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