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금리, 단기금리보다 떨어져…시중자금 국고채로

  • 입력 2003년 5월 4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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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짜리 국고채 금리(유통수익률)가 3개월짜리 기업어음(CP)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밑도는 등 장단기 금리 수준이 역전됐다. 이는 통상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지만, SK글로벌의 분식회계와 신용카드채권 문제 등으로 안전선호 현상이 심화돼 시중자금이 국고채로 몰린 데 따른 것이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3년짜리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2일 연 4.40%로 2001년 10월9일(4.38%)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0년짜리 국고채 수익률은 연 4.84%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3개월짜리 CP와 CD 수익률은 5.10%와 4.51%에 머물렀다. 3년짜리 회사채(AA―등급) 수익률도 5.30%였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를 밑돈 것은 시중자금이 안전한 국고채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4월 중 은행의 저축성예금은 4조9639억원,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은 4조9021억원 증가했다. 은행은 이렇게 몰려든 자금으로 국고채를 3716억원어치 사고 회사채는 161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투자신탁 펀드와 은행 금전신탁은 각각 8조1539억원과 2조2996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투신은 회사채와 CP를 11조1367억원어치 내다팔았고 은행 신탁도 CP와 회사채를 1조534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삼성증권 장영규 채권분석팀장은 “SK글로벌과 카드채 문제 등으로 시중자금이 안전한 국고채로 몰리고 있다”며 “한국은행이 5월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4.25%에서 4.0%로 낮출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장단기 금리역전은 당분간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이에셋자산운용 김찬주 채권운용팀장도 “한국전력 포스코 현대자동차와 같은 우량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이외에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카드채 문제가 완전하게 해결되기 전까지 안전선호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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