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債 “고수익 만큼 위험도 크다”…수익률 은행의 2배

  • 입력 2003년 4월 29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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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시장 안정의 ‘복병’인 신용카드사 회사채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위험을 제대로 알고 투자해야 한다고 투자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각 증권사는 개인의 카드채 수요가 늘어나자 아예 ‘특별판매 상품’의 목록에 삼성 LG 국민 현대 등 카드채를 넣고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일부 은행도 신탁계정에서 카드채 전용 투자상품을 팔고 있다.

한 증권사 판매 담당자는 “3월부터 개인에게 1000억원 이상의 카드채를 팔았다”고 말했다. 현투증권 박순문 채권영업팀장은 “카드채 시장이 ‘팔자’는 기관, ‘사자’는 개인과 법인으로 양분됐다”고 평했다.

▽카드채, 개인에게만 인기?=굿모닝증권은 29일 “국민카드채권을 68억원어치 한정 판매한다”고 밝혔다. 투자 기간은 139일 정도로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이자소득세를 뗀 수익률은 5.65%.

삼성 LG 동양종금 신영 등 다른 증권사도 삼성 LG 현대카드 등이 발행한 카드채를 10억∼50억원 규모로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10만원 단위의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일부 은행은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며 신탁계정의 특정목적신탁을 통해 카드채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그러나 특정목적신탁은 고객이 직접 어디에 투자할지를 고르기 때문에 손실에 대한 책임도 전적으로 고객이 진다.

동양종금의 최훈근 대리는 “고수익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꾸준히 카드채를 사고 있다”면서 “같은 카드채라도 대주주가 누구인지에 따라 투자자들의 선호가 달라지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기관 사이에서는 거래가 끊긴 카드채가 개인에게만 유독 인기가 높은 것.

▽카드채 투자의 유의점=카드채에 고객이 몰리는 이유는 외형상 투자 가치가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신용등급이 AA-인 ‘우량채’이면서 제시된 수익률이 높다.

현재 각 증권사가 제시하는 세후 수익률은 연 5∼7%대. 만기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 금리의 2배가량이나 된다. 시장에 나온 대부분의 채권이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아 투자 기간이 짧은 점도 인기를 끄는 요인.

판매사들은 △적어도 만기까지 국내 카드사가 망할 가능성이 낮고 △만기에 상환유예와 같은 조치가 있더라도 개인투자자는 제외될 것이라며 투자를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99년 대우채 사태에서 경험했듯이 카드사들의 어려움이 계속되면 개인에 대한 원리금 상환이 기약 없이 늦춰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고객이 믿고 있는 카드채 대책이란 카드사들의 부도 위험을 6월 말까지 유예시켜 놓은 것에 불과하다”면서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카드사들의 부도 위험을 경고하고 있는 이유를 찬찬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의 카드채 판매 현황 (단위:%)
금융기관종목만기일세후투자수익률신용등급
동양종합금융증권국민카드71703/8/35.12AA-
삼성카드87003/9/265.49AA-
LG카드98503/10/96.28AA-
국민카드75304/2/55.86AA-
삼성카드94404/6/266.10AA-
현대카드9-2후05/1/147.47BBB+
삼성증권삼성카드04/4/305.95AA-
굿모닝신한국민카드72203/9/125.65AA-
LG증권LG카드86803/9/295.68AA-
삼성카드80904/4/185.65AA-
주:세후 투자수익률은 연환산, 이자세는 16.5%로 계산. 29일 현재 자료:각 회사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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