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시장 구조조정 '도화선'…하이닉스 美관세 예비판정 '후폭풍'

  • 입력 2003년 4월 3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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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국산 반도체 D램에 대한 상계관세 예비판정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시장 재편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판정을 계기로 D램 업계의 출혈경쟁이 심화되면 다른 기업에 인수합병되거나 문을 닫는 업체들이 속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라크전과 정보기술(IT) 경기 위축 등으로 시장 전망이 어두워 생존을 위한 반도체 업체들의 제휴 및 인수합병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치열한 2위 다툼〓미국 및 유럽시장에서 하이닉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예상 속에 반사이익을 노리는 경쟁사들의 2위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번 예비판정에 대해 ‘미국이 하이닉스를 제물로 삼아 자국 기업인 마이크론을 살리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D램 업체들의 세(勢)불리기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기술력과 자금력을 가진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간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질 것이란 위기감 때문이다. 독일 인피니온은 지난 해 윈본드, 난야 등 대만 업체와 제휴해 하이닉스를 제치고 3위 업체로 떠올랐다. NEC와 히타치의 합작법인인 엘피다는 대만 파워칩반도체와 제휴하고 미쓰비시의 D램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코리아 김수겸 부장은 “적자누적과 투자재원 부족에 시달리는 마이크론, 인피니온, 하이닉스, 엘피다 등이 살아남으려면 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메모리 업계는 ‘1강2중’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승부의 관건은 고성능 제품 개발〓주요 업체들은 D램 가격의 약세가 지속되자 고성능 제품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성능 제품은 가격 하락폭이 작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D램 시장에서는 DDR 266제품을 제치고 DDR 400이 주력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DDR 400 양산 능력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비롯해 인피니온, 엘피다 등 4개사만이 확보한 상태.

삼성전자는 DDR400 시장이 채 형성되기도 전에 지난달 차세대 DDR2 제품 양산을 시작해 고성능 시장의 독주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대우증권 정창원(鄭昌沅) IT하드웨어 팀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피니온 등 시장 경쟁력을 갖춘 업체가 소수에 불과해 업계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2002년 주요 D램 업체 매출액 및 점유율 (단위:억달러,%)
순위업체매출액점유율
1삼성전자49.8532.5
2마이크론27.9418.2
3인피니온19.6512.8
4하이닉스19.6212.8
5난야8.445.5
6엘피다6.154.0
7윈본드4.783.1
8미쓰비시3.622.4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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