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이라크전과 정보기술(IT) 경기 위축 등으로 시장 전망이 어두워 생존을 위한 반도체 업체들의 제휴 및 인수합병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치열한 2위 다툼〓미국 및 유럽시장에서 하이닉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예상 속에 반사이익을 노리는 경쟁사들의 2위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번 예비판정에 대해 ‘미국이 하이닉스를 제물로 삼아 자국 기업인 마이크론을 살리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D램 업체들의 세(勢)불리기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기술력과 자금력을 가진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간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질 것이란 위기감 때문이다. 독일 인피니온은 지난 해 윈본드, 난야 등 대만 업체와 제휴해 하이닉스를 제치고 3위 업체로 떠올랐다. NEC와 히타치의 합작법인인 엘피다는 대만 파워칩반도체와 제휴하고 미쓰비시의 D램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코리아 김수겸 부장은 “적자누적과 투자재원 부족에 시달리는 마이크론, 인피니온, 하이닉스, 엘피다 등이 살아남으려면 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메모리 업계는 ‘1강2중’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승부의 관건은 고성능 제품 개발〓주요 업체들은 D램 가격의 약세가 지속되자 고성능 제품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성능 제품은 가격 하락폭이 작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D램 시장에서는 DDR 266제품을 제치고 DDR 400이 주력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DDR 400 양산 능력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비롯해 인피니온, 엘피다 등 4개사만이 확보한 상태.
삼성전자는 DDR400 시장이 채 형성되기도 전에 지난달 차세대 DDR2 제품 양산을 시작해 고성능 시장의 독주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대우증권 정창원(鄭昌沅) IT하드웨어 팀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피니온 등 시장 경쟁력을 갖춘 업체가 소수에 불과해 업계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2002년 주요 D램 업체 매출액 및 점유율 (단위:억달러,%) | |||
순위 | 업체 | 매출액 | 점유율 |
1 | 삼성전자 | 49.85 | 32.5 |
2 | 마이크론 | 27.94 | 18.2 |
3 | 인피니온 | 19.65 | 12.8 |
4 | 하이닉스 | 19.62 | 12.8 |
5 | 난야 | 8.44 | 5.5 |
6 | 엘피다 | 6.15 | 4.0 |
7 | 윈본드 | 4.78 | 3.1 |
8 | 미쓰비시 | 3.62 | 2.4 |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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