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 성공스토리]<7>다음커뮤니케이션

  • 입력 2003년 3월 9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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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커뮤니케이션 임직원들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 출구에서 활짝 웃고 있다. 다음은 3년 이상 근속자가 미국 상위 20위권 대학의 경영학석사(MBA) 과정에 입학할 경우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나성엽기자
다음커뮤니케이션 임직원들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 출구에서 활짝 웃고 있다. 다음은 3년 이상 근속자가 미국 상위 20위권 대학의 경영학석사(MBA) 과정에 입학할 경우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나성엽기자

다음커뮤니케이션(www.daum.net)은 교과서적인 성장 과정을 거쳤다.

그 사이트에 가야만 할 수 있으며 대단히 매력적이고 중독성이 강한 ‘킬러콘텐트’를 확보한 뒤, 방문자들이 습관적으로 다음을 찾게 만들었다. 이렇게 늘어난 방문자 수가 결정적인 수(Critical Mass)에 이르자 다양한 부가 서비스로 방문자들의 재 방문을 유도하는 선순환을 만들고, 이와 동시에 큰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1995년 솔루션 업체로 시작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그저 평범한 그룹웨어 개발업체 중 하나였다. PC통신이 주류였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기술인 웹메일과 게시판 솔루션을 갖고 있었지만, 이를 이용해 사내 전산망을 꾸미겠다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았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취재해 온 기자들은 이재웅 사장의 당시 모습을 기억한다. 지금은 ‘닷컴의 재벌’로 일어섰지만 “어서 사업이 떠야 할텐데…” 고민하며 술잔을 기울이던 이 사장.

▽발상의 전환=그러나 기회는 남이 만들어 주지 않았다. 대박을 가져다 준 것은 ‘지금 갖고 있는 기술을 기업체가 아닌 개인들이 쓸 수 있도록 꾸미면 어떨까?’하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복잡한 설정 과정을 거쳐야만 사용할 수 있었던 인터넷 e메일은 어디까지나 기업체나 연구소 학교 등 특정 계층에서만 사용하는 전유물이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당시 보유하고 있던 e메일 기술을 응용, 아무런 전문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인터넷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웹메일 형태로 만들어 97년 5월 조심스럽게 공개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며칠만에 수십만 명이 무료 웹메일 계정을 받아갔고 사람들은 인터넷이 단순한 정보 검색 도구가 아닌 ‘함께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무엇’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다음카페 초기화면.

▽내친 김에 게시판도=e메일이 히트를 치고 정확히 2년 뒤인 99년 5월, 국내에 진출한 대부분 외국계 포털사이트들도 웹메일을 모방하게 됐을 즈음 이번에는 게시판 기술을 인터넷에 적용한 온라인 커뮤니티 다음카페(cafe.daum.net)를 열어 또다시 히트를 쳤다.

현재 월 순수 방문자 수는 2000여만명. 인터넷 업계에서 “그 정도 수의 회원만 확보하면 뭐를 해도 다 된다”는 ‘결정적인 수’의 회원을 가장 먼저 확보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여전히 대부분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전자 상거래로 수익을 거두고 있다.

▽다음은 다음(多音)=지난해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거래된 물품은 무려 1800여억원어치. 엄청난 수의 회원들이 일으키는 상거래 물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회원수가 많고 방문빈도도 높다보니 자연스럽게 광고도 많이 붙는다. 다음이 지난해 광고로만 올린 매출액은 400억원.

이재웅 사장은 그러나 “성공을 논하기에는 아직 시기가 이르다”고 말한다. “인터넷기업들이 수익을 내기 시작했고 시장도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는 것. 이 사장은 “인터넷이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목소리가 인터넷에 실리는 다음(多音) 시대가 돼야 하며, 그 중심에 다음이 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사장 ▼

그 동안 ‘닷컴기업 성공스토리’에는 개성이 뚜렷한 사업모델을 갖고 가상공간인 인터넷에서 성공한 기업들을 둘러봤다.

검색과 게임(NHN), 초고속 인터넷용 콘텐츠(하나포스닷컴), 커뮤니티와 아바타(네오위즈), 게임과 아바타(넷마블), 경매와 e마켓플레이스(옥션), 유무선 통합 인터넷 서비스(네이트닷컴) 등. 각 분야에서 1등이 된 인터넷 기업들은 ‘프로’ 답게 저마다 해당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위한 비전을 갖고 있었다.

국내 인터넷 기업의 맏형 격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사장은 “다음(多音)을 싣는 데 충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자상거래 광고 등 지금의 사업모델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동시에 새로운 미디어로서의 가능성에 도전하겠다는 것.

이 사장은 지난해 말 ‘미디어 사업 본부’를 신설하고 수개월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최근 미디어다음(media.daum.net)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다음은 동아일보 등 20여 개 언론사들로부터 구입한 뉴스를 나름대로의 뉴스가치를 따져 인터넷 신문형태로 서비스 한다. 각각의 기사에 대해서는 다음 회원들이 의견을 달 수 있도록 했으며, 다양한 뉴스커뮤니티를 운영, 즉석에서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는 양방향 뉴스를 시도하고 있다.

‘多音생각’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놓고, 기존 신문사처럼 ‘사설’을 쓸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언론사 기자 출신 인력들이 자체 제작하는 뉴스도 올리고 있다.

이재웅 사장은 “미디어 다음은 수익을 올리기 위한 사업모델이라기 보다는 인터넷의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 시작한 서비스”라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2000만 다음 회원들의 목소리를 싣겠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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