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硏 10주년 세미나]“한국 금융구조 위험관리 취약”

  • 입력 2003년 2월 11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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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사태 등의 영향으로 한국경제 전망이 단기적으로 볼 때 약간 부정적으로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11일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 10주년 기념 국제회의에 참석한 앤 크루거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 니컬러스 라디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 등 경제전문가들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최근 1∼2년 동안 한국은 미국 유럽 일본 등에 비해 수출, 내수 등에서 호조를 보여왔다”면서 “북한 핵사태로 인해 한국경제가 위기에 봉착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회의에서 크루거 부총재는 “방금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전망 하향조정 소식을 들었다”면서 “그렇지만 IMF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5%를 내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 후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와 회담을 갖는 크루거 부총재는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재벌정책에 대해 “경제정책은 시장친화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IMF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국제적으로 시장경제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 국내 금융제도가 잘 갖춰져야 한다”면서 “이런 점에서 볼 때 한국 금융구조는 아직 규제와 위험관리 측면에서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크루거 부총재는 미-이라크전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국제원유가격이나 세계 자본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 장기전이 될 가능성은 적다”면서 “최근 이라크전 불안 등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좋지 않기는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더 이상 금리를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전문가인 라디 연구원은 “중국이 북한 설득을 통해 북한 핵사태 해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는 매우 적다”면서 “중국은 북한경제의 완전 붕괴를 막기 위해 노력할 뿐이지 북한 정세에 깊숙이 개입해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라디 연구원은 “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경우 한국은 미국과 유럽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따라서 한국은 도하라운드 같은 다자간 협상과 함께 ASEAN+3(한·중·일)의 FTA 체결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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