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말하는 '펀드 정석 투자'

  • 입력 2002년 12월 23일 19시 15분


‘평균 6800만원을 1.7개 펀드에 나누어 10.8개월 투자한다.’

99년 투신협회 조사에서 드러난 국내 펀드투자자들의 ‘현실’은 아직도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최근 저금리 때문에 여유자산을 운용할 만한 투자처가 부족해지면서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투자 형태는 여전히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정석(定石)과는 거리가 멀다.

펀드전문가들이 말하는 ‘제대로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자산 배분은 스스로〓국내 펀드시장의 특징은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혼합형’이 많다는 것. 전체의 약 30%로 세계 평균인 6%를 크게 웃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산 배분이 된 혼합형을 선택하기보다는 순수형을 사서 스스로 자산을 배분하라고 조언한다. 주식과 채권에 각각 30%, 70%를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에 1000만원을 가입하지 말고 주식형펀드에 300만원, 채권형펀드에 700만원을 투자하라는 것.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박사는 “혼합형펀드의 승패는 주식투자 수익률에서 결정돼 채권을 적극적으로 운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채권형에 투자되는 자금은 언제든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수익률이 낮은 단기채권 또는 유동성자산에 주로 배치된다. 국내 혼합형펀드는 평균적으로 유동성자산에 15∼20%를 투자하고 있어 외국의 3∼5%를 크게 웃돈다.

▽채권형 펀드에 가입할 땐〓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5.47%로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와 비슷하다. 채권형펀드는 실적상품으로 금리 변동에 따라 원금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험을 감안하면 경쟁력이 크지 않다.

전문가들은 “금리 예측이 수익률을 좌우하며 한 번 잘못 예측하면 회복이 쉽지 않다”며 “1년 이내의 단기자금을 투자하면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도입된 지 2년여밖에 되지 않은 채권 시가평가제에 익숙한 펀드매니저가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분산 투자, 또 분산 투자〓펀드에 투자하면 여러 종목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익률이 뛰어난 한 개의 펀드에만 가입하지 않고 여러 펀드에 나눠 투자하면 위험을 더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 번에 목돈을 넣지 않는 ‘적립식’에 가입하면 주가의 고점 또는 저점에 관계없이 일정금액을 꾸준히 투자하기 때문에 ‘꼭지’에 들어가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투자 기간과 투자 시점이 중요〓성적이 좋은 펀드를 선택하더라도 가입 시점이 나쁘면 좋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연초 대비 수익률이 20% 이상이면서도 최근 6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인 펀드가 적지 않은 것.

목표 수익률에 따라 투자 기간도 달리해야 한다. 투자 기간이 짧은 상품은 위험을 줄이는 방법으로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률도 낮다는 것이다.

펀드유형별 누적수익률
펀드유형펀드수누적수익률
6개월1년연초대비
채권단중기3662.71 5.45 5.25
채권장기3982.53 5.16 4.97
주식고편입220-9.17 16.68 9.06
주식자산배분817-10.00 16.08 8.37
주식혼합287-2.95 12.13 8.42
주식저편입456-0.75 6.15 4.89
주식10%이하280.85 4.34 3.80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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