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면 부동산값 오른다"

  • 입력 2002년 11월 27일 17시 55분


국내 부동산시장이 외환위기 이후 선진국처럼 ‘금리 민감형’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27일 건설산업전략연구소(소장 김선덕·金善德)가 내놓은 ‘금리와 아파트 가격 변동 추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1997년 외환위기 이전 아파트 값은 금리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외환위기 이후 둘 사이에 뚜렷한 반비례 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97년 말 3년 만기 회사채 금리가 연 12∼20%로 높아지자 아파트 가격은 98년 중반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반면 98년 말 이후 금리가 한자릿수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이자 아파트 가격도 안정을 되찾아 2000년 말까지 소폭의 등락을 거듭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에 금리가 6%까지 떨어지는 저금리 체제가 굳어지자 아파트값은 급등해 올 하반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다만 80년대 말과 90년대 초에는 연 12∼16%에 이르는 고금리 체제가 지속됐으나 아파트 가격은 88∼90년 연 10∼20%씩 올라 상관관계가 낮았다.

보고서는 “주택보급률이 100%에 가까워지고 외환위기 이후 은행 등에서 경쟁적으로 부동산금융 상품을 쏟아내면서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크게 높아져 금리가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90년대 중반까지는 주택보급률이 낮아 아파트 공급량이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김 소장은 “금리가 주택 가격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된 만큼 정부와 금융권이 금리 및 대출 정책을 펼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섣불리 금리를 인상한다거나 주택담보대출을 회수하면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시장이 얼어붙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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