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성장株든 가치株든… 투자 첫걸음은 치밀한 분석

  • 입력 2002년 7월 10일 17시 30분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와 ‘상승 추세가 확인된 종목에 투자하라’는 말은 모두 널리 알려진 증시 격언이지만 그 의미는 정반대다. ‘밀짚모자…’는 주가가 하락해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종목을 미리 사두라는 뜻이고 ‘상승추세…’는 주가가 오르는 종목을 추격매수하라는 뜻이다.

어느 말이 맞을까. 실제 투자자들은 이런 정반대 조언 탓에 종종 혼란에 빠진다.

전문가들은 투자 패턴에 따라 방법을 달리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성장주와 가치주를 구분하고 종목 성격에 맞춰 두 전략을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

▽성장주와 가치주〓성장주와 가치주를 구분하는 뚜렷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매년 매출 상승률이 몇 %이면 성장주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몇 %면 가치주라는 식의 구분이 있지만 이것도 불분명하다.

성장주와 가치주의 구분은 다분히 투자자의 느낌에 의해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적보다는 미래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다음 등 기술주는 성장주, 탄탄한 실적으로 많은 현금을 벌어들이는 농심이나 롯데칠성은 가치주로 부르는 식이다.

이 때문에 굳이 성장주 가치주를 구분하는 게 필요한가라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느낌’에 근거한 구분이라도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낫다는 평가가 많다. 투자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투자할까〓미국 성장주 투자의 대가인 포스터 프리스(Foster Friess)는 신고가 종목에 주목했다. 주가가 급격한 상승추세를 보일 때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한 추격매수에 나섰다.

대신 성장주는 확실한 실적이 아니라 ‘미래의 불투명한 꿈’에 투자하는 것이니 만큼 위험도 따른다. 따라서 철저한 손절매, 분산투자를 통한 위험회피가 필수적이다. 성장주에 투자해놓고 주가가 하락하는 데도 장기투자자로 변신해 기다리는 것은 옳은 투자방법이 아니다.

반면 가치투자는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는다. 미국에서 가치투자로 성공한 존 네프(John Neff)는 철저한 기업분석을 통해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주가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대신 주가가 생각만큼 많이 오르지 않아도 손절매보다는 뚝심 있게 기다리는 쪽을 택한다.

두 투자 방법에는 공통점도 있다. 기업을 철저히 연구하는 것이다. 성장주는 미래의 성장가능성을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 가치주는 기업 가치의 정확한 평가를 위해 기업에 대해 철저히 공부해야 한다.

둘 가운데 어느 하나만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자신이 투자한 방법만이 옳고 남의 방법은 무조건 틀렸다는 태도는 옳지 않다.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선택하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 다른 것은 다른 것일 뿐, 틀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미국 월가 두 거장의 투자 전략 차이
이름포스터 프리스존 네프
특성성장주 분산투자가치주 장기투자
운용펀드브랜디와인 펀드윈저 펀드
투자전략-신고가 종목에 주목하라-보유 종목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는 종목이 있다면 과감히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라-종목당 평균 6개월 보유-분산투자로 위험 회피-주가가 약세일 때 매입하라-인기있는 주식이지만 일시적인 악재로 주가가 하락했을 때, 차트마저 완전히 망가져 소외주가 됐을 때가 매수 기회 -종목당 평균 2년 이상 장기 보유-집중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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