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LCD시장 연내 D램 추월”…美조사기관 전망

  • 입력 2002년 4월 11일 16시 23분


액정화면(LCD) 분야가 앞으로 반도체의 뒤를 이어 한국의 주력산업이 되리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1일 미국 전문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 서치에 따르면 올해 세계 LCD시장은 작년보다 50% 이상 성장한 17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반도체 D램 시장은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160억달러에 머물러 올해를 기점으로 LCD시장이 D램시장보다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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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LCD 중에서도 첨단인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화면(TFT-LCD)시장 점유율에서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한국 업체의 TFT-LCD 수출액은 50억달러로 한국의 주력 수출산업인 철강(51억달러)이나 석유화학(41억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TFT-LCD는 컴퓨터 모니터, TV, 휴대전화, 캠코더 등의 화면으로 사용돼 용도가 다양하다. 브라운관에 비해 얇고 가벼우며 고화질 고선명에 전자파도 없어 브라운관 방식의 TV나 모니터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성장하는 한국 LCD산업〓LCD분야는 그동안 일본의 샤프전자와 도시바 등이 세계시장을 이끌어왔으나 최근 들어 한국이 앞서가고 있다.

일본업체들이 휴대전화 등 중소형 기술에 치중한 데 반해 한국은 중대형 시장을 노리고 과감한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를 해왔다. 최근 대형화에 따른 기술적 한계가 극복되면서 30∼50인치 중대형으로 시장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TFT-LCD시장 세계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0.1%로 1위, LG필립스LCD가 17.1%로 2위였다.

LG 측은올 상반기에 세계 최초로 5세대 신기술 제품을 양산해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올해 말 5세대 양산을 시작할 삼성전자는 시기는 늦었지만 LG의 5세대 라인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해 선두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4세대가 1개 유리기판(mother glass)에서 40인치 1개를 생산한다면, 5세대는 52인치 1개를 생산하는 등 부가가치가 훨씬 높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LG필립스LCD의 하현회(河炫會) 전략기획담당 수석부장은 “LCD는 액정 편광판 등 소재 부품 장비산업에서 TV 등 소비재산업까지 전후방 효과가 큰 산업”이라면서 “지금까지 확보한 경쟁력과 앞으로의 성장성을 감안할 때 한국의 차세대 중추산업으로 전략적 육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산업의 아픈 경험 극복이 과제〓LCD산업은 메모리 반도체산업과 비슷한 측면이 많다.

초기에 대규모의 설비투자(라인 한 개에 1조6000억원)가 필요하고 일단 설비를 갖추면 대량생산할 수 있다. 또 경기에 따른 부침(浮沈)이 심하며, 반도체가 도체(導體)와 부도체(不導體)의 중간이라면 LCD는 고체와 액체의 중간인 액정(Liquid crystal)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많은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장비, 부품, 소재를 국산화하지 못했던 국내 반도체산업의 한계가 LCD에서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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