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빈기자의 자동차이야기]차를 보면 문화가 보인다

  • 입력 2002년 1월 25일 23시 32분


자동차는 ‘문화’다.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한 국가의 경제 및 도로사정과 민족성, 미적 감각 등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선진국인 유럽의 차들은 전반적으로 차체에 비해 엔진 배기량이 크고 고속주행 능력이 뛰어나다.

우리나라 중형차만한 크기의 BMW M5 승용차에는 무려 4400㏄ 엔진이 올라가 있는 반면 장난감을 연상시키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2인승 경차(600㏄)인 스마트라는 차종도 많이 팔리고 있다.

유럽인들은 외형 보다는 실속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승용차의 크기 보다는 얼마나 잘달리고 잘서고 잘도는지에 관심이 많다.

아니면 아예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해 유지비가 저렴한 경차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스마트는 1ℓ에 30㎞를 갈 수 있다.

또 유럽의 차들은 속도무제한인 독일의 아우토반과 같은 고속도로를 달릴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속주행 능력과 코너링이 뛰어나다.

세계 최고의 차로 손꼽히는 독일의 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는 아우토반이 없었다면 탄생하기 힘들었다.

아우토반에서 시속 200∼250㎞에 이르는 속도경쟁을 통해 성능이 판가름이 나기 때문에 독일의 자동차 업체는 이같은 고속에서 안정감을 갖는 차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되었다.

실제로 기자가 90년 아우토반에서 아우디80(1800㏄)이라는 승용차에 동승자 4명과 80㎏의 짐을 싣고 시속 180㎞로 달려봤지만 비교적 작은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안정감과 충분한 가속력이 느껴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차들은 기자가 타고 있는 차를 추월해서 지나갔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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