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수출 크게 늘었다…작년 31% 증가 342억달러

  • 입력 2001년 2월 12일 18시 44분


지난해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국가로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 대미 수출 규모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화권이 수출 전략지역으로 부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역인프라와 수출전략 차원에서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대중화권 교역동향과 향후과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대중화권 수출은 342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총 수출 증가율 22.3%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중국 홍콩 대만에 대한 수출비중은 21.7%에 이르러 미국(수출비중 21.6%)을 앞지르고 최대 수출지역으로 부상했다. 대(對)중화권 무역수지도 95년 이후 매년 13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제품의 중국시장 점유율도 10.4%로 일본 대만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 중화권 수출이 이처럼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지난해 중국 홍콩 대만 등에 대한 반도체와 정보통신 등 전기전자제품의 수출증가율이 64.2%에 달했기 때문.

한국은행 최덕재(崔德在)조사역은 “중국이 반도체, 컴퓨터 및 통신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적극 육성하면서 이들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우리나라 제품의 품질 및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최근 내놓은 올해 수출전망에서도 대 중화권 수출은 약 14% 증가한 433억달러를 기록, 최대 수출시장 및 무역흑자 지역으로서의 위치를 고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중화권에서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무역인프라 구축 △지역별 계층별로 차별화된 수출전략 수립 △중국 소득향상에 따른 내구소비재 수출 강화 등의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은 최 조사역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으로 수출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인의 소득이 향상되는 점을 겨냥해 PC 휴대전화 에어컨 승용차 등 소비재를 중고급 제품 위주로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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