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고유가경제' 전망]내년 30달러땐 물가 4% 뛴다

  • 입력 2000년 9월 17일 19시 21분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의 강세를 지속하면 내년 경상수지 흑자가 8억달러대에 그치고 35달러까지 오르면 경상수지가 21억달러 적자로 반전되는 등 고유가가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내년에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17일 내놓은 ‘국제유가 상승과 거시경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선을 유지할 경우 내년 경상수지 흑자는 배럴당 25달러일 때의 예상치인 44억달러보다 크게 줄어든 8억8000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소비자물가가 0.9%포인트 추가로 올라 연간 상승률이 4%로 치솟고 경제성장률은 투자와 소비위축 등으로 인해 0.6%포인트 하락한 5.2%에 머무는 등 내년도 거시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국제유가가 배럴당 35달러선의 초강세를 지속하면 내년 경상수지는 당초 예상보다 65억8000만달러나 급감, 21억4000만달러의 적자로 돌아서고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1.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경연은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면 수입물가와 생산원가의 동반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가 상황변화에 맞춰 거시경제 지표의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경제정책 운용 기조를 대폭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가급등에 따른 산업별 전망을 보면 휘발유 가격이 ℓ당 1420원까지 오를 경우 자동차 수요가 10.8% 감소하는 등 자동차 철강 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조사됐다.

정유와 석유화학, 화학섬유 등 유류 관련 산업은 원료가격의 상승으로 제품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만성적인 공급과잉을 감안할 때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해외건설은 고유가의 수혜업종으로, 정유와 전력산업은 원화절상의 수혜업종으로 꼽히며 반도체는 고유가나 원화절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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