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상품' 하이일드-후순위채펀드, 수익률 바닥

  • 입력 2000년 6월 19일 19시 11분


‘대우채 파문’ 이후 투신사 주력상품으로 급부상한 하이일드 펀드와 후순위채(CBO)펀드가 자금시장을 오히려 위축시킬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자금시장의 불안양상이 가중되면서 이들 펀드에 편입된 채권(주로 투기등급) 가격이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따라서 환매가 쇄도할 경우 투신사는 ‘유동성 위기’에 노출 될 수 밖에 없다.

▽펀드의 구조적 문제점〓하이일드펀드와 CBO펀드의 수탁고는 16일 현재 각각 11조8291억원,12조1189억원으로 총 23조9480억원에 달한다. ‘투기성 펀드’가 일약 매머드 펀드로 급성장한 것. 그러나 자금시장 경색 이후 추가판매가 지지부진해 투신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특히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판매된 가운데 이달부터 만기가 속속 돌아오면서 투신사의 환매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6∼8월중 만기가 돌아오는 6개월짜리 하이일드펀드는 한국대한 현대 등 3투신사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

또 하이일드 펀드가 360여개,CBO펀드가 185개로 불어나면서 공모주 배정주식수는 펀드당 400∼500주에 그치고 있다. 공모주투자 메리트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것.

▽수익률도 하락추세〓최근 만기가 돌아오는 하이일드펀드는 공모주 혜택을 충분히 누린 결과,수익률이 연 11∼16%로 꽤 높은 편이다.

그렇지만 최근 설정된 펀드의 수익률은 저조하다. 16일을 기준으로 19개 투신운용사의 최근 한달간 누적수익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삼성 신한 한일 등 3개 투신운용은 한달 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0.3∼-0.9%)를 기록했다.

▽‘아킬레스 건’이 되나〓자금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채권 발행회사의 부도나 워크아웃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투신사 관계자는 “상당수 중견기업들이 회사채 및 CP(기업어음)의 차환발행을 하지 못해 심각한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며 “펀드 수익률의 급락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률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환매를 신청할 경우 가뜩이나 자금사정이 좋지않은 투신(운용)사에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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