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4社 부채 30조 출자전환

  • 입력 1999년 11월 2일 19시 48분


㈜대우 대우자동차 대우전자 대우중공업 등 대우그룹 주력 4개사의 부채 30조원이 보통주 및 전환사채(CB) 형태로 출자전환된다. 특히 ㈜대우 실사를 맡은 회계법인측은 심각한 부실정도를 고려해 ㈜대우에 대해 법정관리를 검토할 것을 권고해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우 채권단은 2일 ㈜대우 등 주력 4개사의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열고 워크아웃 초안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출자전환되는 30조원 중 국내 채권단 여신 몫은 24조7000억원으로 국내 채권단 전체여신 48조원의 절반이 무이자여신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필요채무조정비(채권단이 채무조정을 통해 총차입금중 실제 떠맡게되는 부채비율)이 ㈜대우 75%, 대우자동차 50%, 대우전자 27%, 대우중공업 10% 등으로 잠정 집계돼 국내 채권단이 이들 4개사에 제공한 여신의 절반을 조금 넘는 25조원 규모의 손실을 입게 됐다. 대우캐피탈과 다이너스클럽 등 금융계열사 2곳을 뺀 10개사 전체로는 국내 채권단 여신 60조원 가운데 30조원 안팎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해외채권단이 이같은 손실률을 받아들이고 국내채권단이 마련한 워크아웃 계획에 동의해줄지 여부가 현재로서는 불투명해 보인다.

㈜대우의 경우 31조9000억원의 부채중 2조원이 보통주로, 16조7000억원이 CB로 각각 전환되며 2700억원의 신규자금이 지원된다. ㈜대우는 무역 건설 관리 등 3개 부문으로 분할하고 무역 건설부문은 채무조정을 통해 정상화하고 관리부문을 청산키로 했다. 대우자동차는 채권단의 대출금중 1조5000억원은 출자전환하고 2조원은 CB로 교환해준다. 채권단 대출금 이외에 관계회사 미지급금 5조3000억원도 전환사채로 전환된다.

출자전환에 앞서 대우중공업 등 관계회사 보유지분(93.4%)에 대해서는 전액 감자하고 소액주주는 3대 1의 비율로 감자한다. 대우중공업은 조선 기계 존속부문 등 3개 부문으로 회사를 나누되 조선 및 기계 부문에 각각 5300억원씩 1조600억원의 부채를 출자전환한다. 대우전자는 4425억원을 보통주로 전환하고 1조175억원은 CB로 전환한다. 기존 주주의 지분은 감자하되 구체적인 감자비율은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해 결정하고 기존 주주에게는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이같은 워크아웃 방안을 추후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확정키로 했다.

〈박원재·신치영기자〉parkwj@donga.com

▼출자전환 ▼

금융기관이 기업에 대출하거나 보증 선 돈을 회수하지 않고 기업의 주식과 바꿔 주주가 되는 것을 말한다. 출자전환은 자금난에 빠진 기업에 회생의 계기가 되면서 금융기관은 부실채권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기업을 정상화한 후 다른 곳에 매각,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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