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경기지표 착시현상' ]"경기회복통계 차이커"

  • 입력 1999년 10월 6일 18시 43분


경제성장률 8%대, 수출증가율 두자릿수, 실업률 5%대, 산업생산지수 97년수준 완전회복….

정말 그럴까. 경제전문가들은 ‘글쎄…’라는 반응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경제지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지만 통계상의 일시적 착시현상일 뿐이며 경기회복이 실제보다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도 6일 발표한 ‘경기동향과 지표의 착시현상’이라는 보고서에서 각종 지표의 통계상 맹점을 분석하고 지표만을 정책판단의 근거로 삼을 경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년간 평균성장률은 0.7%〓올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3%. 하반기에도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어 연간으로는 8%대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작년 -5.8%에 비하면 엄청난 증가율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올해의 높은 성장률은 비교 기준이 되는 지난해 GDP 규모가 워낙 줄어든데 따른 반사효과의 측면이 강하다. 실제로 97∼98년 상반기 평균 성장률은 0.7%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외환위기 전보다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기업 재고가 크게 감소하자 올들어 기업들이 적정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재고투자를 늘린 것도 성장률을 높인 주요 원인중 하나. 재고투자 효과를 제외한 올 상반기 성장률은 2.2%에 머물렀다.

▽업종별 경기양극화 심화〓1∼8월중 산업생산 증가율은 21%로 생산물량면에서 97년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이는 반도체 등 일부업종의 호황에 따른 것으로 전산업이 모두 호황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업종별로 반도체 음향통신기기 자동차 등은 42∼59%로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섬유나 화학제품은 아직도 한자릿수에 머물러 업종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상반기중 경제성장 기여도는 3.0%포인트에 달해 이를 제외하면 상반기 성장률은 4.3%에 불과하다.

▽실업률―금리, 현실과 차이〓8월 실업률은 5.6%로 연초 8.6%에서 3%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현행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이 아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계산하면 실업률은 6.2%로 높아진다.

여기에 구직포기자(8월현재 62만명 추정)까지 포함하면 8.3%까지 높아질 수 있다. 더구나 일용직과 임시직 근로자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어 고용불안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금리 역시 지표로 발표되는 회사채 수익률은 우량회사채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하지만 신용등급 이상인 회사채 구성비는 전체의 7%에 불과해 실제 시장금리를 대표하기는 힘들다는 측면이 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