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그룹 빅딜 총점검]「빅딜 늑장」손실액은…

  • 입력 1999년 4월 11일 19시 53분


반도체 자동차 중공업 등의 빅딜이 지연되면서 손실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빅딜 대상업체들은 이미 매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으며 업체별로 기존 거래선의 이탈 조짐이 보이고 있어 추가 손실도 염려되는 상황.

매출손실은 지난해 12월 빅딜 대상으로 발표되면서 4개월 가량 조업이 중단된 삼성자동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차 자체의 매출 손실만 2천8백억원 가량으로 추산되며 협력업체들이 밝힌 손실 규모도 4천3백억원에 이른다.

현대전자와의 빅딜협상에 난항을 겪어온 LG반도체의 경우 1월부터 보름간 조업 중단에 들어가는 바람에 1천5백억원 가량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이 기간 중 5백여개 협력업체가 함께 일손을 놓아 전체 손실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 완강하게 빅딜에 저항해온 대우전자도 1월부터 보름 가까이 전면 파업을 벌여 약 2천3백억원의 매출 손실을 보았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금전상 손실보다 기존 거래선의 이탈 등 향후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손실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우전자의 경우 주요 고객인 휴렛팩커드사가 당초 월 20만대의 PC납품을 받으려던 계획을 절반으로 축소하는 바람에 1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었다.

LG반도체 관계자는 “일본 NEC의 D램반도체 구매 주문량에서 LG의 점유율이 지난해까지 15%선을 유지했으나 빅딜협상으로 경영권 이양이 합의된 이후 최근에는 점유율이 10%대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LG반도체와 중장기 거래를 체결해왔던 히타치 컴팩 IBM 등 거래업체들이 최근에는 중장기 거래계약을 회피하고 있어 추가 손실도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오랜 기간에 걸쳐 쌓아온 신용이 빅딜 지연으로 인해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동근·홍석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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