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닻올린 「김우중號」…구조조정 고삐 쥐다

  • 입력 1998년 9월 10일 18시 56분


김우중(金宇中) 전경련 회장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재계가 회장대행을 맡고 있던 김회장의 ‘대행’꼬리표를 서둘러 뗀 것은 구조조정 등 시급한 재계 현안 때문.

김회장의 대외적인 위상에 무게를 실어줘 산적한 현안을 풀어나가는데 재계가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포석이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김회장의 확고한 소신과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활기를 띨 것으로 점쳐진다.

김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 공식 추대된 10일 재계는 5대그룹에 국한됐던 구조조정의 문호를 6대이하 그룹으로 넓히기로 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5대그룹 구조조정 본부장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은 나머지 10개 그룹까지 참여하는 ‘구조조정특위’로 확대 개편됐다.

2차 구조조정 대상업종은 △철강 △개인휴대통신(PCS) △건설중장비 △공작기계 △조선 등 5,6개 업종.

정부의 강도높은 압박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재계가 김회장에 거는 기대는 각별하다.

우선 김회장은 5대그룹 총수중 유일한 창업세대다. 원로와 2,3세간 가교(架橋)역할의 적임자라는 지적.

고(故)최종현회장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이날 회의에서 김회장은 “‘회장대행’으로도 큰 어려움이 없다”며 고사했으나 회장 고문단이 “현안이 산적해 공석으로 둘 수 없다”며 회장 추대를 결정했다는 후문.

두번째는 정치권 및 관계(官界)에 넓게 깔린 김회장의 인맥.

국민정부가 밀어붙이는 재벌개혁과 관련, 간혹 ‘돌출발언’을 하긴 했지만 대체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

특히 경기고 인맥을 공유하는 신정부 실세와의 교감을 토대로 더욱 논리적으로 재계 입장을 정리하고 활발한 대안모색에 나설 것으로 재계는 기대한다.

1차 구조조정안 도출과정에서 전경련의 위상이 크게 올라간 것은 김회장체제 앞날을 밝힐 청신호. 회장들의 ‘친목단체’처럼 운영됐던 전경련이 구조조정 논의를 주도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김회장의 리더십이 돋보였다는 풀이다.

김회장체제 출범 첫날 전경련은 홍보 및 자문기능 강화로 내부정비를 시작했다.

기존 1백18명의 자문위원과 별도로 △원로급(10명:전직 총리 부총리 출신) △중견소장그룹(20명) △해외(10명:석학 국제기구근무자)자문단 등을 두기로 하고, 이들을 운영 관리할 상임고문에 김입삼(金立三)전전경련상임부회장 노창희(盧昌憙)전외무차관 등 2명을 위촉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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