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성공사례 소개]『해외시장 이렇게 뚫었다』

  • 입력 1998년 8월 26일 19시 53분


산업용 윤활유 업체인 ㈜한국하우톤은 ‘한번 바이어를 영원한 바이어’로 만드는 데 사운(社運)을 걸었다. 바이어가 다른 경쟁사를 찾지 않도록 고객서비스에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돈을 쏟아부었다.

94년 중국시장이 황금시장으로 부상하자 곧바로 상하이지사를 세우고 20여명의 현지인을 고용, 철저하게 기술교육을 시켰다. 고객밀착 서비스가 목표였던 것. 문제 해결사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도록 교육받은 현지인들은 타사 제품으로 바이어들이 고개를 돌리지 않도록 최일선에서 시장을 지켰다. 94년 1천1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한 이 회사는 해마다 40% 가까운 수출증가율을 기록중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6일 소개한 해외시장개척 성공사례 중에는 한국하우톤처럼 현 경제난국을 헤쳐가는 비결을 보여준 기업들이 적지 않다.

현대종합상사와 중소기업 한국아스텐㈜의 제휴 수출은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의 전형. 처음 아스텐의 이동식 아스팔트 재생기 카탈로그를 받아본 바이어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대는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직접 3천만원 상당의 장비를 구입, 현지 시현회를 열었다. 단 한 번의 시현회로 호주에서 5대를 수주한 현대는 내전에 휘말린 보스니아 태국 미국 쿠바 등에서 잇따라 데모투어를 열어 96년 첫해에만 55대(2백만달러)를 팔았다. 특히 강한 경쟁력을 지닌 독일제품을 수입해 아스텐사의 기술개발을 이끌어 내는 등 대기업―중소기업간 역할분담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90년대 초 난공불락(難攻不落)의 하나인 일본시장 공략에 착수한 포항제철은 아예 현지 투자부터 시작했다. 적시(適時)물류체계가 생명인 일본 자동차 가전업계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오사카와 규슈에 합작 물류법인을 세운 것. 또 강재를 작은 판형으로 잘라 소비업체에 직접 공급함으로써 고객확보와 수익성 높이기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들어 극심한 내수부진을 역으로 이용한 업체도 있다. ㈜대우 금속2부는 지난해 12월 IMF 구제금융 직후 내수경기 침체로 인한 건자재 가격폭락세를 놓치지 않았다. 3백여개 해외거점에 수출가능성을 타진한 결과 예상대로 중동 미국 중국내 지사 등에서 OK. 이 사업부는 대우의 ‘수출세포조직’을 가동, 7월 말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1% 늘어난 1억2천만달러어치의 건자재를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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