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동향 특징-문제점]해고 본격화땐 실업자 2백만돌파

  • 입력 1998년 5월 22일 19시 11분


실업 상황이 정말 심각해지고 있다.‘일거리가 늘어나는 4월’이라는 경험적 상식이 파괴됐다. 82년부터 월간 실업통계를 잡기 시작한 뒤 처음으로 4월의 실업자와 실업률이 3월보다 증가한 것.

정부의 공식통계를 떠나 실제 실업자는 더 엄청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우리 실업 통계상의 기준이 ‘규모 축소형’이기 때문.

▼4월 고용동향 특징〓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체 실업자 중 1백32만2천명은 전직(前職)이 있는 ‘실직 실업자’이며 이 가운데 1백20만명은 최근 1년 이내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다.

‘실직 실업’의 주된 이유는 △일거리가 없어서 △사업경영 악화 △명예퇴직 조기퇴직 정리해고 등이었다.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이 5,6월중 본격화할 전망임에 따라 실업률은 7,8%대에 이르고 실업자는 2백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5월중에 이미 1백50만명선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측되기도 한다.

4월중의 취업자수를 산업별로 보면 농림어업만 작년 동기보다 8.8% 늘었을 뿐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은 13.8% 줄고 건설 도소매 등을 포함한 서비스업은 4.8%가 줄었다. 특히 건설업 취업자는 19.3%나 격감했다.

▼실업통계 기준의 문제〓정부가 발표한 실업률은 체감 실업률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입각한 한국의 통계 산출 방식이 다소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업자로 판정 받으려면 우선 만 15세 이상이 돼야 하고 조사시점으로부터 과거 1주일간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벌여야 한다. 1주일 이전에 구직활동을 했다가 포기한 경우는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 인구로 잡힌다.

미국이나 독일에서는 실업자 판정을 위한 구직활동 기간을 4주로 정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실업자수가 늘어난다.

수입 획득 목적으로 1주일에 1시간 이상만 일을 해도 실업자에서 제외돼 아르바이트 대학생도 취업자에 포함된다.

실제 4월 현재 주당 1∼17시간 일하는 불완전 고용자 38만2천명을 취업자로 잡은 것은 무리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반병희·이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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