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강경노동운동 지속땐 한국 신용상향 어렵다』

입력 1998-05-02 19:22수정 2009-09-2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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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한국의 노동불안이 지속될 경우 국가신용등급 조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히는 등 경제위기 심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S&P는 11일부터 4일 동안 한국을 방문, 신용등급조정을 위한 조사활동을 진행하면서 전례없이 민주노총을 방문해 노동계 동향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한국을 투자부적격인 BB+등급으로 분류해놓고 있는 S&P는 지난달 말에도 “노동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금융구조조정 등이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신용등급의 상향 조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또 지난달 25일 마이클 브라운 주한미상공회의소 소장은 일시귀국해 미 국가안보회의(NSC)에 들러 “실업자 증가와 노동시장 불안정에 따라 한국에 국가적 위기상황 발생이 걱정된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노동계 불안이 계속돼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현재의 투자부적격에서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되지 못하면 차관 추가도입이 제대로 안되고 외국인 투자가 감소해 경제위기가 심해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엄봉성(嚴峰成)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은 “외국 신용평가기관들은 작년말 불과 2주만에 7,8등급을 낮췄을 정도로 사회적 심리적 요인을 중시한다”며 “지금처럼 구조조정이 가시화하지 않고 노동시장 불안정 등 사회혼란이 계속된다면 국가신인도는 순식간에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김대중(金大中)정부가 외자유치만을 위해 외국의 부당한 요구에 굴욕적으로 대응하는 측면이 있다”며 “노동불안은 실업대책 재벌개혁 등 노동계의 요구조건을 수용해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동시장 불안 및 실업자 급증 등 사회적인 불안감이 형성되면서 외평채 가산금리가 올랐다.

10년만기 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달 8일 3.55%에서 22일 3.23%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세를 타 30일에는 3.45%까지 올랐다.

▼ 투자부적격땐 어떤 대접받나 ▼

S&P 무디스 등이 매긴 국가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이면 외국에서 돈을 꿀 때 이자를 더 줘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러 분야에서 부담이 많다.

잘 진행될 것처럼 보이던 외환은행과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합작이 최근 주춤거리고 있는 것도 코메르츠방크 이사회가 “투자부적격 국가(한국)에 투자하는데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제동을 건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우량은행인 보람은행도 외자유치 협상이 상당히 진전됐으나 국가신용등급이 투자적격으로 올라서길 기다리며 타결을 미루고 있다.

은행이 투자부적격 국가에 투자할 때는 높은 비율의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해당국 은행감독당국이 규정하고 있기 때문.

가산금리도 무시하기 어렵다. 신용등급이 국가와 같은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10월 발행한 양키본드의 가산금리는 미국 재무부채권(TB·연리 약 5.6%)+1%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TB+4% 수준.

<반병희·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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