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현장 중간점검]배꼽이 더 큰 수출입금융

  • 입력 1998년 3월 2일 20시 08분


수출가격 못지 않게 수출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이 바이어들의 대금지불 조건이다. 바이어들은 외상기일이 긴 구매조건을 제시하는 수출업체에 더 많은 주문을 내게 마련.

한국 수출기업들은 90일 외상조건으로 바이어에게 물건을 선적할 경우 은행에서 미리 ‘리보(런던은행간 금리)+6%’정도의 금리를 떼이고 나머지를 수출대금으로 받게 된다.

경쟁국 업체에 비해 5% 이상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 셈. 당연히 수출기업들이 외상수출을 기피하게 돼 바이어들이 떨어지게 된다. 또 수출대금을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과다한 환전수수료를 떼인다.

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은행들의 대고객 외환매매수수료율은 한국이 ±5.0% 수준인데 반해 경쟁국 대만은 ±1∼3% 수준에 불과했다. 수수료 부담이 커질수록 수출기업은 채산성이 악화되고 바이어들의 가격인하 요청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은행들은 여기에 각종 신용장 개설수수료 등을 국제통화기금(IMF)시대 이전에 비해 두배가량 올려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S상사 관계자는 “은행들이 환율폭등과 외화차입의 어려움을 전적으로 기업에 떠넘기고 있다”며 “수출이 막히면 외화차입 조건 역시 악화되기 때문에 정부가 강력한 행정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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