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고금리정책」찬반 논란 뜨겁다

입력 1998-02-03 20:27수정 2009-09-2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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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외채연장협상 타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의 ‘고금리’정책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건실한 기업마저 도산위기에 몰리고 있다”며 고금리정책과 통화긴축의 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IMF는 환율안정이 가시화할 때까지 현행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IMF주장의 근거는 ‘금리를 높이면 돈이 평가절상되며 자금이 환수된다’는 고전이론. 그러나 이론과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IMF의 쌍둥이 기관인 세계은행에서까지 반론이 불거지고 있는 것. 작년 11월말 17%대였던 시장금리(3년만기 회사채유통수익률)는 IMF개입 후 20%를 웃돌았다. 그러나 환율이 안정되기는 커녕 11월말 1천1백원대에서 1천5백원 이상으로 함께 올랐다. 차동세(車東世)한국개발연구원장은 이에 대해 “한국기업의 부채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데다 현재 금융개혁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채무비율이 높은 상태에서 고금리는 부도위험을 가중시키므로 당초 의도와는 달리 기업의 자금 가(假)수요를 낳는다. 또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융개혁은 대출축소를 수반하고 있어 통화긴축을 더할 경우 자금시장에는 더 주름살이 가게 마련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부도율은 작년 11월 0.41%에서 12월 사상최고 수준인 2.25%로 치솟았다. 고금리가 계속되면 외국자본은 한국투자를 꺼려 달러유입이 잘 안된다. 또 투자에서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게 되며 이를 위해서는 원화절하가 필요하다. 고금리가 환율불안의 원인이 되는 셈.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도 사정이 비슷하다. 고금리에 관한 주요 견해를 소개한다. [고금리 불가피론] ▼미셸 캉드쉬(IMF총재)〓환율위기 해결에는 신뢰회복이 중요하다. 기업경영상의 비효율을 걷어내고 투명성을 높여야 신뢰가 회복된다. 방만히 운영됐던 한계기업이 고금리로 산업에서 빠져나가는 고통을 나누려는 시도 없이 돌아섰던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는 힘들다. 더욱이 높은 금리는 한국경제회복에 필요한 총수요(소비와 투자)억제, 저축률 상승, 외자도입 촉진이란 점에서 절대적인 수단이다. ▼스탠리 피셔(IMF부총재)〓금리가 떨어지면 외자가 빠져나가 환율이 더 오를 위험이 있다. 아시아는 인위적인 저금리를 그동안 유지해왔는데 저금리에 따른 자금유출을 막기 위해 고금리가 불가피하다. 물론 계속 고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3∼4월중 해외차입금리가 하락하면 국내 금리도 이를 반영하게 될 것이다. [고금리 반대론] ▼다니엘 라이프지거(세계은행 한국단장)〓고금리는 한계기업 뿐만 아니라 우량기업마저 도산위기로 몰아 총체적인 외채상환능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기업의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외국자본이 한국진출을 꺼리고 있다. 민간저축률이 30%에 이르는 한국에서는 고금리정책을 취해봐야 저축이 늘어나기는 힘들다. ▼앨리스 암스덴(MIT교수)〓IMF의 고금리정책은 통화량 축소, 투자감축을 통해 경제를 냉각시키고 원화가치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IMF체제 이전부터 고금리, 통화긴축 상태에 있던 한국에서 환율붕괴의 진짜 원인은 돈이 넘쳐서가 아니라 한국의 채무불이행과 경제붕괴에 대한 공포 때문이었다. 화폐공급을 늘려 처방해야 한다. 〈허승호·김승련기자·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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