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공동선언문」, 뉴욕협상단에 「무게」실릴듯

  • 입력 1998년 1월 20일 20시 12분


노사정(勞使政)위원회의 고통분담 합의문 성사는 미국에서 활동을 시작한 외환협상대표단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노사정 합의문 타결은 협상대표단이 국제금융계를 상대로 내놓을 수 있는 ‘결정적 카드’이기 때문이다. 김용환(金龍煥)수석대표가 출국 직전 한광옥(韓光玉)노사정위원장에게 “협상의 성공 여부가 노사정위에 달렸다”며 간곡하게 당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협상대표단은 21일 뉴욕에서 열리는 채권은행단 회의에 참석,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타개 노력과 새 정부의 경제개혁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기조연설을 한다. 노사정 합의타결 소식은 기조발언에 무게를 실어주고 그만큼 협상대표단의 협상력을 높여줄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국제금융계가 가장 주시해 온 대목은 부실 금융기관 정리와 노동시장의 유연성확보 문제다. 즉 고용조정(정리해고제)의 도입여부를 외국에서는 새 정부의 위기돌파 능력을 측정하고 한국에 대한 투자가치를 평가하는 ‘시금석’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뉴욕 금융계는 한국 정부의 지급보증과 엄청난 고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협상대표단은 정부지급보증을 최소화하고 무리한 고금리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칼자루’를 쥔 쪽은 뉴욕의 채권은행단이다. 더욱이 이번 협상에서 대표단은 그동안 뉴욕금융계에서 나온 다양한 조건들과는 별도로 한국 정부의 구체적인 협상안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개별적인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따라서 대표단이 준비해간 협상안이 실효를 거둘 수 있느냐의 여부가 노사정위의 합의타결에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사정 합의가 뉴욕협상의 성패를 가름하는 관건”이라는 게 비대위 관계자의 얘기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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