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400선 붕괴]「깡통계좌」 사상 최고수준

  • 입력 1997년 12월 1일 20시 03분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한 신용투자자 처리가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요구하는 바람에 주가가 폭락, 지난달 29일 현재 투자원금이 한 푼도 남지 않은 이른바 「깡통계좌」는 사상 최고수준인 1만4천1백96개나 나왔다. 이로 인한 증권사 손실은 2천1백억원 가까이 된다. 깡통계좌의 전단계인 담보부족계좌도 이날 현재 4만1천8백84개에 이른다. 담보부족계좌란 증권회사에서 주식매입자금의 일부(최대 60%)를 빌려 투자한 고객의 주식가치가 주가하락으로 증권사 대출금의 130% 아래로 떨어진 계좌. 예컨대 자기 돈 4백만원에 6백만원을 빌려 1천만원을 투자할 경우 사흘만 연속 하한가를 맞으면 보유주식의 가치가 7백80만원 미만으로 떨어져 담보부족상태가 된다. 증권사는 고객에게 (담보)부족금액을 채워넣을 것을 요구하고 4일이 지나도 납부하지 않으면 강제로 반대매매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중소형주의 주가가 폭락하면 담보를 추가로 납입하기 전에 이미 「깡통」 수준으로 떨어지는 계좌가 많은 실정. 증권사에서는 깡통계좌 손실분에 대해 일단 고객에게 보상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은행연합회에 「신용정보 불량자」 등록을 한 뒤 재산상태 실사를 거쳐 법원에 가압류를 신청한다. D증권사 감사실 관계자는 『재산실사를 하고 있는 고객만 1백명이 넘는다』며 『주가가 오름세로 돌아서도 증권사 전체로는 수백건의 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달 28일 현재 총 8백69개의 신용투자종목 가운데 98.4%인 8백55개 종목의 주가가 평균 신용매입 단가보다 떨어졌다. 〈정경준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