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내달부터 본격개방…외국인투자자에 메리트

  • 입력 1997년 11월 20일 07시 53분


외국인들이 다음달부터 채권시장의 「대표 상품」인 3년짜리 회사채를 살 수 있게 됨에 따라 국내 채권시장도 본격적인 개방시대에 진입했다. 이번에 추가로 개방되는 중장기 회사채의 시장규모는 약 54조원. 외국인들은 지금까지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발행하는 무보증 전환사채(CB)에 고작 1천4백36억원어치를 투자했을 뿐 채권매입을 통한 본격적인 외화유입은 사실상 별로 없었다. 채권전문가들은 이번 채권시장 개방이 환율변동폭의 확대와 함께 이뤄진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투자실적도 미미하지만 설령 채권을 사더라도 금리차이로 인한 이득보다는 환차손으로 인한 손해가 더 커 이익을 내기란 사실상 어려웠다. 그런데 외환시장의 하루 환율변동폭을 종전 2.25%에서 10.0%로 확대, 외환시장의 환율상승 압력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게 될 경우 채권투자 메리트가 새롭게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하루 동안 등락할 수 있는 원―달러환율의 변동폭이 커짐에 따라 조만간 환율은 시장참가자들이 기대하는 수준에 맞춰 등락할 것이고 이는 외국인들이 선물환 등을 통해 위험회피(헤지)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채권영업팀 정은수(鄭銀洙)차장은 『외환시장의 불안정이 해소돼 헤지가 쉬워지면 외국인들은 채권 투자로 국내외 금리차이 만큼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산업은행이 발행한 보증채권은 미국에서 재무부채권+3%포인트의 금리(연리 약 9.5%)로 팔리고 있다. 19일 현재 국내 회사채금리 연 14.0%에 비하면 4.5%포인트나 낮다. 표면적으로는 외국인들이 이 만큼의 금리차이를 위해 한국채권에 투자하겠지만 환차손을 감안한 헤지 비용(약 6∼7%)이 더 커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채권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채권시장 개방으로 즉각적인 달러화 유입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즉 환율안정 기반이 정착되는 시점이라면 달러화 유입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당장 바닥을 드러낸 「외환창고」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 한편 채권은 3년이상 중장기물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혼란을 주는 부작용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강운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