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부도모면 배경]어음 회수작전 막판 기사회생

  • 입력 1997년 10월 10일 20시 27분


쌍방울그룹이 10일 부도직전까지 갔다가 극적으로 이를 모면한 것은 이날 오후 늦게서야 펼쳐진 「어음회수작전」 덕분. 이날 오후3시20분경 쌍방울측은 「㈜쌍방울의 부도사유」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 부도를 기정사실화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BOA)측도 『기업의 신용이 악화했다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는 것이 미국에선 은행의 법적 권리이자 관행』이라며 어음만기를 연장해줄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쌍방울은 부도 이후 화의나 법정관리 가운데 무엇을 신청할지를 고려해야하는 단계가 됐다. 그러나 BOA측은 오후4시20분경 『어음을 회수하는 절차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와 쌍방울의 회생쪽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같은 과정은 이날 오후에 나돈 「쌍방울 부도를 막기 위해 청와대에서 회의가 열렸다」는 루머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금융계는 말하고 있다. 쌍방울이 부도위기에 빠진 것은 올해 초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치르면서 과다한 자금출혈을 한데다 최근 금융기관들로 부터 대출금을 집중적으로 회수당했기 때문. 특히 부도만은 피하기 위해 모처럼 종합금융회사들이 자금회수 자제를 결의했으나 이번엔 외국계은행에서 어음을 돌려 결국 부도에 이르게 됐다. 쌍방울은 U대회를 치르기 위해 3천8백억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이 과정에서 단기차입금 비중이 급격히 느는 등 재무구조가 크게 나빠졌다. 대기업 부도사태 속에서 종금사들은 쌍방울에 대해 한달전부터 대출금을 갚도록 요구, 결국 지난 1일에는 쌍방울개발이 1차 부도를 냈다. 이로 인해 쌍방울그룹 전체가 도산위기에 몰리자 종금사 사장단은 지난 6일 「자금 회수 자제」를 결의, 쌍방울은 간신히 고비를 넘겼다. 그런데 9일엔 외국금융기관까지 대출금 회수에 나서 상황이 반전됐다. 미국계 은행인 BOA가 ㈜쌍방울로 부터 받아둔 연대보증 담보용 백지어음을 돌려 지급요구를 하고 나선 것.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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