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적정선 900∼902원…전문가들『현수준 무리없어』

  • 입력 1997년 8월 27일 20시 40분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이 최근 달러화 폭등속에서 부산하게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현 시장환율이 「적정」수준에서 지나치게 동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때문. 그렇다면 달러화의 「적정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적정환율」은 장기적으로 경상수지(무역수지)를 균형시킬 수 있는 이론상의 환율수준. 전문가들은 교역상대국들과의 거래비중이나 각국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한 「실질실효환율」을 나름대로 추산하고 있다. 물론 재경원이나 한은측은 적정수준이 얼마인지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는다. 현재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등 국내 민간연구소들이 실질실효환율에 입각해 적정하다고 평가한 달러화의 원화환율은 9백∼9백2원선.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달러화 수준은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무리없는 수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환율이 계속 상승(원화가치 하락)할 경우 국내에 유입된 외국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져 외화자금난이 가중되는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라는 게 이들의 우려. 자본시장의 문이 하나둘씩 열리면서 무역수지만을 따져 산정한 적정환율이 빛을 잃고 있다. 정책당국이 자본수지까지 포함한 종합수지 균형 쪽으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맞춰갈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환율급등에도 무역거래상의 달러수급 문제가 아니라 외국의 투기자본 유입 등 자본계정의 변화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權純旴(권순우)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자본시장이 개방될수록 수출경쟁력을 보장해줄 「적정환율」 개념이 중요해진다』며 『투기적 외국자본에 의존, 페소화 가치를 의도적으로 높게 유지했다가 낭패를 본 멕시코가 좋은 사례』라고 지적했다. 〈박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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