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대기업 「金 편법무역」…작년 41억달러어치 수입

  • 입력 1997년 8월 10일 20시 18분


국내 14개 대기업이 외화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지난해 33만여㎏(미화 41억여달러, 한화 3조7천여억원어치)의 금을 수입한 뒤 이를 6일 이내에 원상태로 수출하는 중계무역을 하고도 이를 정상무역으로 위장, 수출실적을 부풀려 각종 혜택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관세청 본청과 3개 세관을 대상으로 수입물품의 통관 및 유통실태를 특별감사한 결과 이들 기업이 외국은행을 통해 외상으로 금을 수입해서 이를 현금을 받고 다시 수출하는 수법으로 외화자금을 마련해 온 것으로 밝혀냈다. 대기업 D사의 경우 지난해 1월 싱가포르 현지법인을 통해 금괴 5백26㎏을 미화 6백74만 달러(60억6천6백만원)에 외상으로 수입한 뒤 별도의 가공과정을 거치지 않고 다음날 곧바로 홍콩 현지법인을 통해 모 외국은행에 6백71만여달러에 수출했다. 이 과정에서 3만4천달러(3천60만원)의 손해가 났는데도 D사는 이를 감추기 위해 홍콩 현지법인에 6백75만달러에 수출한 것으로 변칙 처리했다. D사가 이처럼 손해를 보면서 금 중계무역을 한 것은 외상구입―현찰판매의 과정에서 외화자금을 만들고 동시에 수출실적을 높여 국내에서 각종 혜택을 누리기 위한 것이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 한 해 동안 14개 대기업이 이같은 편법 금수출을 전액 정상수출실적으로 인정받았다고 밝히면서 이같은 일이 없도록 지도하라고 재정경제원에 통보했다. 〈윤정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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