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항공사고 사례]착륙-상승 동시조작도

  • 입력 1997년 8월 8일 19시 46분


지난 90년8월 미국 뉴욕의 케네디국제공항 활주로에 콜롬비아의 에비앙카항공 여객기가 떨어져 대파됐다. 원인은 연료부족. 출발시 연료를 충분히 넣지 않았고 기장도 연료량을 점검하지 않았다. 항공기는 수백만개의 부품이 결합돼 있지만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다. 특히 여객기는 이같이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막을 수 있도록 각종 첨단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조종사가 정해진 절차와 수칙을 정확히 따른다면 갑작스런 자연재해를 제외하고 항공기 사고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대부분 인적 요인에 의해 엉뚱한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 조종사의 실수가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다. 91년6월 대한항공 B727기가 바퀴를 내리지 않은채 대구공항에 동체착륙했다. 당시 기장은 절차에 따라 부기장에게 착륙 훈련을 시키다 엉뚱한 사고를 낸 것이다. 기장은 착륙시 조종절차를 적은 리스트를 보며 하나씩 부기장에게 지시했다. 기장이 『랜딩기어 하강』이라고 명령하자 부기장은 이를 복창했다. 부기장은 지시를 복창하면서도 하강스위치를 누르지 않았다. 사고기는 당연히 랜딩기어가 내려졌다고 생각하고 착륙하는 바람에 활주로를 1.3㎞나 미끄러져 동체하부가 파손됐다. 기장과 부기장의 말이 안통해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다. 94년8월 대한항공 A300기가 제주공항에 착륙하다 활주로를 벗어나 담에 충돌, 기체가 전소되고 9명이 부상했다. 외국인 기장이 창문의 빗물제거기(Windshield Wiper)를 작동할 것을 세차례 요구했으나 한국인 부기장은 풍속(Wind Shear)으로 잘못 알아듣고 풍속을 두차례 가르쳐 주었다. 또 기장이 『조종간에서 손을 떼라』(Get Off)고 명령했는데 부기장은 『되돌아 가라』(Go Around)로 잘못 알아들었다. 그 결과 기장은 착륙을 시도하는데 부기장은 조종간을 당겨 사고기는 기수(機首)가 들린채 활주로를 달려가 담을 들이받았다. 93년7월 아시아나기 목포추락사고는 조종사 간의 역할분담에 문제가 있었다. 기장이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하면서 부기장에게 활주로 확인만을 요구, 부기장이 계기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고도가 낮아지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준우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